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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9.12|조회수434 목록 댓글 8

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 2,6-15

 

형제 여러분, 

6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7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8 아무도 사람을 속이는 헛된 철학으로 여러분을 사로잡지 못하게 조심하십시오.
그런 것은 사람들의 전통과 이 세상의 정령들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9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10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모든 권세와 권력들의 머리이십니다.
11 여러분은 또한 그분 안에서 육체를 벗어 버림으로써, 사람 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할례 곧 그리스도의 할례를 받았습니다.
12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13 여러분은 잘못을 저지르고 육의 할례를 받지 않아 죽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분과 함께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14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들을 담은 우리의 빚 문서를 지워 버리시고, 그것을 십자가에 못 박아 우리 가운데에서 없애 버리셨습니다.
15 권세와 권력들의 무장을 해제하여 그들을 공공연한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들을 이끌고 개선 행진을 하셨습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오늘 복음에서는 열두 사도를 뽑으신 장면을 이렇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루카 6,12-13)

이는 마치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를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거룩한 곳, 시나이 산으로 불러올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산으로 불러올리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습니다. 

그분께서 ‘먼저’ 부르시고 뽑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르신 이, 뽑으신 이가 누구신가'입니다.

 

‘누가’ 부르시고 뽑았는지가 그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곧 ‘부른 이’가 누구인가에 따라, 응답한 이의 삶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곧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이는 대통령이 부여한 일을 하며 대통령의 영광을 입은 것이고,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이는 하느님의 일을 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입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나 자신이 누구에게 부르심 받았고 누구에게 뽑힌 이인지를 항상 기억하여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시기에 앞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이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하셨음을 말해줍니다. 

곧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둘을 뽑으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밤새워 기도하여 뽑은 이들은 능력 있고 자질이 뛰어난 이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뽑힌 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이 그런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뽑힐만한 충분한 자격이나 조건들을 갖춘 거룩한 이들이었기 때문에 뽑힌 것이 아니라, ‘뽑혔기에 거룩해지게 된 이들’인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뽑힌 사도들은 이름 없는 무명인들이었고, 뽑힌 후에도 그다지 특별한 내력을 전해주지도 않습니다. 마치 '사도'란 모름지기, 그렇게 ‘이름 없이 주님의 뜻을 위해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나 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러하리라 여기면 될 일일 것입니다.

사실 교회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둥이 건물을 지탱해주고 있다면, 그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이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초는 잘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그러기에 대단히 겸손하지 않으면 튼튼한 기초가 될 수가 없고, 또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그 엄청난 무게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교회의 기초인 사도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로 뽑혔나 봅니다. 

마치 기초가 건물을 떠받들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듯이, 그들은 타인을 떠받들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초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신 다음,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군중들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들과 함께 세상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해 나가십니다. 

오늘 우리도 겸손한 자로, 예수님과 함께 세상 안에서 그분의 뜻을 실행해야 할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저희가 하고 싶은 바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라 하신 바를 행하고, 
아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주신 바를 선포하는 겸손함을 주소서! 
이름 없이도 사랑하고, 드러나지 않아도 당신 뜻을 실행하며 
이 세상에 당신의 나라가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루카 6,13)

 

주님!

당신이 불러 뽑으셨으니, 저는 당신의 사람입니다.

당신을 저의 거처로 내어주시고, 저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하오니, 당신 뜻의 실행이 제 양식이 되게 하시고,

제 몸이 당신 사랑으로 녹아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뜻에 맞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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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9.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3.09.12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9.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9.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09.12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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