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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0월 5일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0.04|조회수432 목록 댓글 12

제1독서
▥ 느헤미야기의 말씀 8,1-4ㄱ.5-6.7ㄴ-12


그 무렵 

1 온 백성이 일제히 ‘물 문’ 앞 광장에 모여, 율법 학자 에즈라에게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서를 가져오도록 청하였다.
2 에즈라 사제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모든 이로 이루어진 회중 앞에 율법서를 가져왔다. 

때는 일곱째 달 초하룻날이었다.
3 그는 ‘물 문’ 앞 광장에서, 해 뜰 때부터 한낮이 되기까지 남자와 여자와 알아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그것을 읽어 주었다.
백성은 모두 율법서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4 율법 학자 에즈라는 이 일에 쓰려고 만든 나무 단 위에 섰다.
5 에즈라는 온 백성보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으므로, 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책을 폈다. 

그가 책을 펴자 온 백성이 일어섰다.
6 에즈라가 위대하신 주 하느님을 찬양하자, 온 백성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였다.
그런 다음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경배하였다.
7 그러자 레위인들이 백성에게 율법을 가르쳐 주었다.

백성은 그대로 서 있었다.
8 그들은 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그래서 백성은 읽어 준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9 느헤미야 총독과 율법 학자며 사제인 에즈라와 백성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온 백성에게 타일렀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온 백성이 울었기 때문이다.
10 에즈라가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11 레위인들도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조용히 하고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하며 온 백성을 진정시켰다.
12 온 백성은 자기들에게 선포된 말씀을 알아들었으므로, 가서 먹고 마시고 몫을 나누어 보내며 크게 기뻐하였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1-12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10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길에 나가 말하여라.
11 ‘여러분의 고을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까지 여러분에게 털어 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의 초기에 열두 제자를 파견하신 바 있으십니다(루카 9,1-6).

그리고 이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서 다시 일흔 두 제자를 파견하십니다.

 

일흔 혹은 일흔 둘이라는 숫자는 요셉을 따라 이집트로 내려간 이스라엘 백성의 수였고(탈출 1,5), 모세와 함께 시나이 산에 올라갔던 이스라엘의 원로들의 숫자로 이스라엘을 대표하기도 합니다(탈출 24,1; 민수 11,25).

또한 창세기 10장에서는 이방 나라들의 수로 표기되는 바, 열두 제자의 파견이 유대인들을 상대로 한 파견이라면, 일흔 두 제자의 파견은 이방인을 포함한 모든 민족을 상대로 파견하시는 의도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루카 10,3)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이리 떼’가 없는 곳이나 ‘이리 떼’를 제거해 준 다음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낸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평화로운 곳에 보내진 것이 아니라, 갈등과 대립이 있는 곳으로 평화를 이루는 일꾼으로서 보내졌습니다.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이루는 이로, 불화가 있는 곳에 화목을 이루는 이로 보내졌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바로 그곳이요, 내가 파견된 이곳, 이 세상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파견하실 때, ‘돈지갑이나 여행 가방이나 신발을 가져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도움에만 의존하라 하십니다. 

오로지 하느님께만 신뢰를 두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이 이루어지도록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뒤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는 ‘돈지갑도 여행가방도 신발도 없이 가서, 부족한 것이 있었느냐?’ 물으시고 제자들이 ‘아쉬운 것이 없었다.’(루카 22,35)고 대답했을 때에는 ‘돈주머니와 여행가방과 칼을 장만하라’(루카 22, 36 참조)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고, 박해받을 각오를 하고, 말씀의 칼로 무장하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의 믿음의 돈주머니와 희망의 여행가방과 말씀과 성령의 칼로 영적 무장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은 먼저 다름 아닌 기도로 무장하는 일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고’ 서둘러서 사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루카 10,5) 라고 인사하라고 하십니다.

 

이처럼 먼저 기도하는 일이 사명입니다.

왜냐하면 평화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요, 하느님 나라의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을 통하여 누리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

(로마 14,17)

사실 우리 역시 예수님으로부터 파견 받은 자들입니다.

파견 받은 자로서의 삶은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먼저 주님이신 그분께 기도하는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요, 세상 안에서 주님의 평화를 이루고 증거하는 일이요, 무엇을 하든 먼저 하느님을 앞세우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루카 10,5)

 

주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 해야 할 일을 알게 하소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일보다, 당신께서 하시고자 한 일을 깨달아 알게 하소서.

먼저 인사하고 먼저 다가가며,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먼저 신뢰를 두고, 먼저 평화를 빌게 하소서.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구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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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박 베로니카 | 작성시간 23.10.0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10.05 아멘!
  • 작성자평화! | 작성시간 23.10.05 아멘!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3.10.05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0.05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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