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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0월 12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0.11|조회수483 목록 댓글 9

제1독서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 3,13-20ㄴ

 

13 너희는 나에게 무엄한 말을 하였다.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그런데도 너희는 “저희가 당신께 무슨 무례한 말을 하였습니까?” 하고 말한다.
14 너희는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헛된 일이다.
만군의 주님의 명령을 지킨다고, 그분 앞에서 슬프게 걷는다고 무슨 이득이 있느냐?
15 오히려 이제 우리는 거만한 자들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한다.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 번성하고 하느님을 시험하고도 화를 입지 않는다.”
16 그때에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이 서로 말하였다.
주님이 주의를 기울여 들었다.
그리고 주님을 경외하며 그의 이름을 존중하는 이들이 주님 앞에서 비망록에 쓰였다.
17 그들은 나의 것이 되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내가 나서는 날에 그들은 나의 소유가 되리라.
부모가 자기들을 섬기는 자식을 아끼듯 나도 그들을 아끼리라.
18 그러면 너희는 다시 의인과 악인을 가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이와 섬기지 않는 자를 가릴 수 있으리라.
19 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20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5-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5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7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10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11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12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13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빠, 아버지”께 기도할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한밤중에 찾아온 벗에 대한 비유’와 ‘세상의 아버지에 대한 비유’를 통해 아버지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넉넉히 주시는 분이심을 가르쳐주십니다. 

첫 번째 비유는 잠을 자던 사람도 벗의 끈질긴 간청에는 마지못해 들어주거늘, 하물며 주무시지도 않으며 오히려 잠든 우리를 깨워 간청하게 하시는 아버지께서야 얼마나 더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는지를 들려줍니다.

두 번째 비유는 세상의 아버지들도 제 자식들에게는 세상의 좋은 것을 주거늘, 하물며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서야 어련히 하늘의 좋은 것들을 주시지 않겠는지를 들려줍니다.

그러니 이토록 넉넉히 주시는 아버지께 청하라 하십니다. 

“청하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루카 11,10)

여기에서는,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을 통해 하느님을 향하여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이를 우리는 대신덕 혹은 향주덕이라 부릅니다. 

 

곧 ‘청하라’는 것은 희망하고 열망한 바를 입으로, 곧 말로 간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곧 희망을 자신이 아니라 아버지께 두고 겸손하게 청하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먼저 아시고, 우리가 그것을 청하기를 바라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기와 욕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청할 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진정 원해야 할 것을 원하고, 청해야 할 것을 청해야 할 일입니다.

‘찾아라’는 것은 믿음을 아버지께 두고, 믿는 바를 몸으로 수고로움을 바쳐 찾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사실, 아버지께서는 먼저 우리를 찾아 나서시며, 우리가 찾아 나서기만 하면 “네가 나를 찾아 부르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나 여기 있노라’ 하고 말씀하시는 분”(이사 65,24; 베네딕도 규칙서 머리말 18)이십니다.

비록 우리가 불신과 의혹에 빠져도 결코 우리에게서 믿음을 거두지 않으시고 끝까지 충실하시고 신실하시고 항구하게 우리를 찾으시니, 우리 또한 그렇게 찾아나서야 할 일입니다.

'두드려라'는 것은 사랑의 가슴으로 두드리라는 것을 말합니다.

당신께서 사랑으로 마음을 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주님께서는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이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라고 먼저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고 계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희망과 믿음과 사랑으로, 말과 몸(행동)과 가슴으로, 곧 전인격으로 아버지께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곧 희망하는 바를 말로 청하고, 믿는 바를 행동으로 찾으며, 사랑하는 바를 마음으로 두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불신과 분리를 조장하는 교활한 뱀이 아니라, 거센 파도에도 상하지 않고 온 몸을 맡기는 일치와 믿음의 생선을 주실 것입니다.

뒤꼬리에 독침을 품고 있어 뒤를 경계하게 하는 전갈이 아니라, 병아리를 탄생시킬 앞을 바라보게 하는 희망의 달걀을 주실 것입니다.

단단하여 도저히 삼킬 수 없는 돌이 아니라, 생명을 살찌울 사랑의 부드러운 빵을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청한 것보다도 “좋은 것”(마태 7,11), 곧 “성령”(루카 11,13)을 주실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루카 11,9)

 

주님!

희망할 줄을 알게 하소서!

그 희망을 당신께 두게 하소서!

제 희망이 아니라 당신이 희망하는 바를 청하게 하시고,

당신의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제가 응답하게 하소서!

말로만 청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이신 당신을 몸으로 찾게 하시고,

진리 안에서 행동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진리의 문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두드리게 하소서!

우리를 가로막은 장막을 찢으시고, 서로가 열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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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0.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0.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10.12 Amen.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10.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3.10.12 아 멘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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