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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2월 9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2.08|조회수407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 30,19-21.23-26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9 “예루살렘에 사는 너희 시온 백성아
너희는 다시 울지 않아도 되리라.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
20 비록 주님께서 너희에게 곤경의 빵과 고난의 물을 주시지만
너의 스승이신 그분께서는 더 이상 숨어 계시지 않으리니 너희 눈이 너희의 스승을 뵙게 되리라.
21 그리고 너희가 오른쪽으로 돌거나 왼쪽으로 돌 때
뒤에서 ‘이것이 바른길이니 이리로 가거라.’ 하시는 말씀을 너희 귀로 듣게 되리라.
23 그분께서 너희가 밭에 뿌린 씨앗을 위하여 비를 내리시니
밭에서 나는 곡식이 여물고 기름지리라.
그날에 너희의 가축은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24 밭일을 하는 소와 나귀는 삽과 거름대로 까불러 간을 맞춘 사료를 먹으리라.
25 큰 살육이 일어나는 날, 탑들이 무너질 때
높은 산 위마다, 솟아오른 언덕 위마다, 물이 흐르는 도랑들이 생기리라.
26 또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하리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9,35─10,1.6-8

 

그때에 

35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36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38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10,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5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오늘 말씀 전례는 ‘자비’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이사 30,19)고 합니다.

화답송에서 시편 작가도 “주님은 마음이 부서지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주시네.”(시 147,3)라고 노래합니다.

 

복음에서는 ‘선한 목자’가 지닌 자비의 마음, 곧 '가엾은 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고 가르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복음사가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태 9,36)

사실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이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우리 중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힘이 없어 시달리고, 가진 게 없어서 시달리고, 무능해서 시달리고, 온갖 고통과 질병과 가난과 근심에 시달리는 이들에 우리는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못 얻어 거리에서 기가 꺾여 방황하는 이들, 돈이 없어 자녀들에게도 기가 꺾여 사는 이들, 고국을 떠나와 이방인이 되어 기가 꺾여 있는 이들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곁에 있는 형제의 아픔을 보지 못하고, 또 보지 않으려 하는 걸까? 

 

‘가엾이 여기고 소중히 여기는 선한 목자의 마음’을 지니지 못한 까닭일 것입니다. 

곧 타인의 처지에 마음 아파하지 않음입니다. 

 

그것은 그들의 처지를 보고 슬퍼지는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같이 지니는 마음을 말합니다. 

이를 우리는 '하느님의 연민', 곧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제1독서와 화답송에서 보여주듯이,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는 마음’입니다.

이 단어의 히브리어 원어의 뜻은 태중의 아기와 분리되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을 말합니다.

엄마의 숨으로 두 몸이 함께 숨 쉬는 것을 말합니다.

곧 타인을 자신의 일부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일부로 여기십니다. 

 

그러니 지체가 아프면 온몸이 함께 아프게 됩니다. 

우리도 그분의 이 마음을 품어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필립 2,5)
그러니 우리는 그 마음을 ‘이미’ 우리 가슴에 지니고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1코린 2,16)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마태 9,36)

주님!

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

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시고,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시고,

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절망과 슬픔에 기가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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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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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12.09 아멘!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12.09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12.09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말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12.0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09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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