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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2월 15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2.14|조회수437 목록 댓글 12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 48,17-19

 

17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의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18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19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네 몸의 소생들이 모래알처럼 많았을 것을.
그들의 이름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았을 것을.”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16-19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16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17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18 사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말한다.
19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마태 11,16-17)

이 비유의 뜻은 명료합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는 아이들의 놀이는

요한의 '회개의 세례의 선포'(마르 1,4; 루카 3,3)에도 회개의 가슴을 치지 않고,

예수님의 '하늘나라의 복음의 선포'(마태 4,23; 9,35)에도 기뻐 춤추지 않는 세대를 말해줍니다.

혹 우리도 뉘우침의 눈물도, 복음의 기쁨도 없지 않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사실 이러한 타자에 대한 폐쇄와 계시에 대한 배척의 뿌리에는 무관심과 영적 무지와 완고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완고함’이란 마치 엎어져 있는 항아리를 보고 입이 없다고 투덜거리거나 바닥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바로 세워놓고 보면 입도 있고 바닥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 뿌리에는 바로 보고자 하지 않는 ‘비뚤어진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완고함’이란 사실을 바로 보고자 하지 않는 비뚤어진 마음 때문에 ‘목이 뻣뻣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의 외침을 듣고도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귀신들렸다’고 비난하고,

예수님의 선포를 듣고도 진리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먹보요, 술꾼이요, 죄인들의 친구’라고 조롱합니다.

 

사실 이쯤 되면, 예수님의 사랑은 안타까움과 비탄을 넘어 아픔입니다.

결국 당신의 사랑은 춤추지도 곡하지도 않는 냉대와 완고함이라는 가시에 찔려,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됩니다.

사랑이 거부당한 아픔입니다.

 

내가 당신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고 냉대할 때, 바로 그러할 것입니다.

내가 당신의 사랑을 거부하고 완고할 때, 그렇게 당신의 눈에는 눈물이 흐를 것입니다.

내가 내 형제를 거부하고 배척할 때, 당신은 그렇게 가시에 찔릴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하신 일은 십자가에 달리시어 자신을 ‘깨뜨려’ 찢고 나누어 건네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면, 예수님의 그 피와 살을 먹고 자신도 ‘부서져’ 쪼개고 나누어져 다른 이에게 건네주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들려주실 때 벌리시는 일은 우리를 ‘깨뜨리고 부수는’ 일이요,

진정으로 말씀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가 ‘찢기어지고 나누어지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힘이 있고 살아 있으며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히브 4,12)

그렇습니다. 

오늘 말씀의 영께서 오시어 벌리시는 일은 우리와의 교제와 친교로 진리를 깨닫게 하고 새롭게 하여, 변화와 성화로 주님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성령께 응답한다면, 다윗이 주님의 계약 궤 앞에서 춤추었던 것처럼 우리도 춤추게 될 것입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 말씀과 영을 제 마음에 들게 맞추기보다 제가 꺾이고 부서져 당신 마음에 들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마태 11,17)

 

주님!

제 마음이 무디어져 있습니다.

빛보다 어둠에 치우쳐 있습니다.

불의를 보고도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 진리를 보고도 기쁨의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제가 당신의 말씀을 냉대할 때, 당신의 가슴은 가시에 찔리셨을 것입니다.

형제들을 거부하고 배척할 때, 당신의 눈은 눈물을 흘리셨을 것입니다.

이제 피리를 불면 춤을 추고, 곡을 하면 가슴을 치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울고 함께 웃게 하소서!

완고함의 벽을 헐고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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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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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3.12.15 아멘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12.15 Amen.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12.15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에메랄드3 | 작성시간 23.12.15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12.15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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