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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2.26|조회수509 목록 댓글 12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 6,8-10; 7,54-59

 

그 무렵 

8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백성 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다.
9 그때에 이른바 해방민들과 키레네인들과 알렉산드리아인들과 킬리키아와 아시아 출신들의 회당에 속한 사람 몇이 나서서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다.
10 그러나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7,54 그들은 스테파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그에게 이를 갈았다.
55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56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57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일제히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어,
58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서는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59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어제는 하느님의 지상 탄생일이었습니다.

오늘은 교회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 천상 탄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지상 탄생과 스테파노의 천상 탄생, 이 두 탄생 이야기에는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탄생이 ‘자기 비움’이라는 일종의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요, 그것이 ‘타인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사실입니다.

곧 구세주는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셨으며, 스테파노는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신 분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앞서 있는 하느님의 지상 탄생 없이는 뒤에 있는 천상 탄생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그분의 오심으로 얻어진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테파노는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살았고, 예수님이 죽으신 것처럼 죽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을 위한 사랑의 순교로 죽으셨듯이, 스테파노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순교로 죽었습니다.

 

그는 죽어가면서 기도했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

(사도 6,59)

마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26)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사도 7,60)

 

이처럼 그는 자신을 죽이려는 이들을 위해서도 불타는 사랑으로 기도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자신을 못 박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 하고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자신을 위해서는 서서 기도했지만, 원수들을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으며(사도 7,60), 자기를 죽이려는 이들을 위해 죽음으로써, 그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사랑에 '하늘이 열리고'(사도 7,56), 하늘은 그를 받아들여 사랑의 순교자로 삼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는 비록 목숨 바쳐 순교할 기회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과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 바로 ‘순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교’는 믿고 있는 자신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분을 증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짜증내거나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오히려 자신 안에 품은 하느님의 사랑을 퍼 올리면, 우리 안에서 ‘열리는 하늘’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22)

 

이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미움이나 배척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미움과 배척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미움과 박해를 벗어나게 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려움’과 ‘인내’를 통하여, 구세주와 협력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신기하게도 ‘어려움’과 ‘인내’에는 고통을 변화시켜 하느님과의 만남이 되게 하는 묘한 이법이 있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22)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시고.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그 속에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미움 받고 거부당할 때에도, 박해 받고 배신당할 때에도

당신과 함께 받게 하시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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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12.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12.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12.26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12.26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2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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