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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12.28|조회수579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요한 1서의 말씀 2,3-11

 

사랑하는 여러분, 

3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4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5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6 그분 안에 머무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7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 계명이 아니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지녀 온 옛 계명입니다.
이 옛 계명은 여러분이 들은 그 말씀입니다.
8 그러면서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 계명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도 또 여러분에게도 참된 사실입니다.
어둠이 지나가고 이미 참빛이 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9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10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11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22-35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성탄 팔부 축제 제5일입니다.

오늘 성모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치르시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십니다.

 

사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죄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었던 이 모세의 율법규정을 지키지 않으셔도 되셨지만, 굳이 율법 아래에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려고 율법의 지배를 받으셨습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율법 아래에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게 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갈라 4,4-5)

사실 율법(속량법)에 따른다 하더라도 굳이 성전에 가지 않고 어디서든 사제에게 성전 비용(다섯 세캘)을 바치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예수님을 성전에 데려간 것은 한나가 사무엘을 낳은 후 남편 엘카나와 함께 나이 많은 사제 엘리를 만나는 이야기를 반영해줍니다(1사무 24-28). 

이스라엘의 관습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를 성전에 있는 나이 많은 랍비에게 데려가 복을 빌어주게 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할례를 받고 나자 즈카르야가 하느님을 찬미했듯이(루카67-79), 예수님이 할례를 받은 후에도 시메온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루카 2,28-32). 

 

“이제는 떠나가게 하소서.”(Nunc Dimittis)로 시작되는 이 찬미노래는 이사야서(40,5; 42,6; 46,13; 49,6; 52,9-10)를 반영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성인들이 세상을 떠날 때 불리기도 하고, 동방교회에서는 저녁기도 때, 서방교회에서는 끝기도 때 바쳐집니다.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노래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미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 2,29-32)

'이제야'라는 말은 현재가 구원이 성취된 시대임을 말해주며,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말은 '풀어주셨다. 쉬게 하다, 죽게 하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이사야서(40,5)의 “모든 육체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는 말을 반영합니다.

또한 '모든 민족들, 다른 민족들'은 이방인을 뜻하며, 그들에게도 '계시의 빛'이 비추심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아기 예수님의 부모는 '놀라워하는데', 시메온은 마리아에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34-35)

이는 예수님은 '모퉁이 돌'로서 믿는 이들에게는 요긴한 돌이지만, 배척하는 이들에게는 '걸림돌'이 될 것을 말해줍니다(이사 8,14-15; 28,26; 로마 9,33; 1베드 2,6-8).

그리하여 그들이 예수님을 배척한 것은 그들의 '마음 속 생각', 곧 믿지 않는 마음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이라는 예고는 마리아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 겪게 될 고통을 암시해줍니다.

‘어린 아기에게서 구원을 보는’ 이러한 시메온의 눈은 관상의 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십자가의 예수님을 마주보고 있었던 백인대장이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의 눈이 되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루카 2,30)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반대를 받는 표징”

(루카 2,34)

 

주님!

반대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 하소서.

비난 받고 모욕당하기를 두려워하지 말게 하소서.

미움 받을 용기를 주소서.

욕먹지 않으려 불의에 타협하지도 말게 하소서.

당신 때문에 기꺼이 반대 받을 줄을 알게 하소서.

나쁜 사람으로 취급당할 줄을 알게 하소서.

반대와 고통 속에서도 사랑할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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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12.29 Amen.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12.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충주 헬레나 | 작성시간 23.12.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12.29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29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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