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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1월 11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1.10|조회수462 목록 댓글 13

제1독서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 4,1ㄴ-11

 

그 무렵 필리스티아인들이 이스라엘을 대적하여 싸우려고 모여들었다.
1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러 나가 에벤 에제르에 진을 치고, 필리스티아인들은 아펙에 진을 쳤다.
2 필리스티아인들은 전열을 갖추고 이스라엘에게 맞섰다.
싸움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에게 패배하였다.
필리스티아인들은 벌판의 전선에서 이스라엘 군사를 사천 명가량이나 죽였다.
3 군사들이 진영으로 돌아오자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말하였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를 치셨을까?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옵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시어 원수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도록 합시다.”
4 그리하여 백성은 실로에 사람들을 보내어, 거기에서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만군의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왔다.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하느님의 계약 궤와 함께 왔다.
5 주님의 계약 궤가 진영에 도착하자, 온 이스라엘은 땅이 뒤흔들리도록 큰 함성을 올렸다.
6 필리스티아인들이 이 큰 함성을 듣고, “히브리인들의 진영에서 저런 함성이 들리다니 무슨 까닭일까?” 하고 묻다가,
주님의 궤가 진영에 도착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 필리스티아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말하였다.
“그 진영에 신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망했다! 

이런 일은 일찍이 없었는데.
8 우리는 망했다!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겠는가?
저 신은 광야에서 갖가지 재앙으로 이집트인들을 친 신이 아니냐!
9 그러니 필리스티아인들아,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
히브리인들이 너희를 섬긴 것처럼 너희가 그들을 섬기지 않으려거든, 사나이답게 싸워라.”
10 필리스티아인들이 이렇게 싸우자, 이스라엘은 패배하여 저마다 자기 천막으로 도망쳤다.
이리하여 대살육이 벌어졌는데, 이스라엘군은 보병이 삼만이나 쓰러졌으며,
11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고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죽었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나병환자의 치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단순한 치유받은 한 나병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치유 받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나를 치유하신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그분이 누구신지를 아는 일이고, 그분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분의 사랑을 만나야 할 일입니다. 

사실 구약의 율법규정(레위 13,45-46 참조)에 따르면, 나병에 걸린 사람은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나타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는 접촉도 할 수 없었습니다.

옷을 찢고 머리를 풀고서, 혹시 누군가가 다가오면 ‘자신이 불결한 자’라고 외치면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구약의 ‘율법’과 예수님의 ‘복음’의 차이를 극렬하게 엿볼 수 있습니다. 

곧 구약의 율법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할 뿐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오늘 복음에서는 나병환자가 예수님을 피해간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오히려 다가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합니다.

 

복음은 우리가 ‘죄인이고 불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예수님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병들었고 죄인이기에, 감싸주시고 치료해주십니다. 

 

예컨대,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서도 이를 잘 볼 수 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간음한 여인이 ‘죄인이기 때문에’ 율법에 따라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죄인이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용서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하십니다.

복음은 이처럼 규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호의를 제시해줍니다. 

한편, 나병환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마르 1,40)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바람이 아니라, '스승님의 바람이 이루어지소서!' 라는 의탁입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바람에 대해 하느님께서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바람에 우리가 응답하는 것에 대한 말합니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하신 것처럼, “내 뜻이 아니라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는 주인께 속한 이로서의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동시에, 당신의 치유의 능력, 곧 권능을 믿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능력의 행사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달려있기에, 주님의 처분에 온전히 의탁한다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주님을 믿고 신뢰하고 의탁하며, 주님의 원의에 순명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우리의 희망이 아니라, 하느님의 희망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희망을 하느님을 통해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희망이 우리에게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느님의 희망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요 장소로 자신을 내어드려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마르 1,40)

 

주님!

당신께서 하시고자 한 바를 하소서.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을 저도 바라게 하소서.

당신이 하시고자 한 바를 저도 하게 하소서.

주님, 저를 만지소서.

저의 바람과 하는 일을 깨끗하게 하소서.

새롭게 하소서.

저를 새롭게 하시고 당신 뜻을 이루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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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1.11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1.11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1.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01.11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1.13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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