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9.19|조회수512 목록 댓글 12

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 15,1-11

 

1 형제 여러분, 

내가 이미 전한 복음을 여러분에게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이 복음을 받아들여 그 안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2 내가 여러분에게 전한 이 복음 말씀을 굳게 지킨다면, 또 여러분이 헛되이 믿게 된 것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3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4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5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8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9 사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
10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나 그들이나, 우리 모두 이렇게 선포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이렇게 믿게 되었습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7,36-50

 

그때에 

36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37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38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39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4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41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42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43 시몬이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44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45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46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 주었다.
47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48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49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50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아직도 향유를 나를 치장하기 위해 쓰고 있는 까닭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바리사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 때 있었던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 하나가 있었는데, ~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루카 7,37-38)

이 자리에서 ‘죄 많은 여인’이 영광을 입습니다.

 

죄 많은 그녀는 감히 예수님의 앞쪽에 나서지도 못하고 뒤쪽 발치에서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셨습니다.

자신의 머리 위에 간직한 가장 고귀한 머리카락으로 땅에 붙이고 있는 예수님의 발을 닦아 드렸습니다.

그 발에 당신 입을 맞추고 그 발에 자신의 전부를 쪼개어 부수고 깨뜨려 그 발에 붓고 발라드렸습니다.

 

하여, 그 옥함의 사랑의 향기는 온 집안 온 고을로 퍼져나갔습니다.

교부들은 이 ‘죄 많은 여인’을 교회에 비유합니다. 

성 암브로시우스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교회 말고는 누구도 그런 향유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몸소 죄인의 모습을 취하셨으니, 교회가 창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루가복음 해설)

이러한 '창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의 아름다움은 뒤에 나오는 예수님의 선언으로 그 향기를 뿜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루카 7,47)

그렇습니다. 

오늘도 내가 있는 우리 집, 우리 공동체 안에는 ‘죄 많은 여인’(교회)이 부은 사랑의 향유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나는 왜 공동체에 파고든 그 향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내게 사랑이 없어 사랑의 향기를 맡지 못하는 까닭이 아닐까요? 

 

사실 오늘도 내 형제들은 예수님을 섬기며 발을 닦아드리느라 여념이 없는데도, 그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 것은 결코 닦아드릴 머리카락이 없어서가 아니라, 머리를 수그려 발까지 자신을 낮출 줄 모르는 까닭이 아닐까요?

 

아직도 향유를 나를 치장하기 위해 쓰고 있는 까닭이 아닐까요?

값비싼 것을 낭비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물질에 애착하고 있는 까닭은 아닐까요? 

사실 오늘도 ‘죄 많은 여인’인 교회는 옥함을 깨뜨려 향유를 쏟아 붓듯 내 발에 사랑이 쏟는데, 아직 내가 그 사랑을 보지 못함은 아직도 구린내를 담고 있는 나를 깨부수지 못한 까닭이 아닐까요?

 

아직도 자신을 감추어 둔 채, 다 부수지 않은 까닭이 아닐까요?

결국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까닭이 아닐까요? 

그러나 오늘도 우리 주님께서는 온 집안 온 공동체를 사랑의 향유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그러니 이제는 온 집안에 가득 퍼진 이 감미로운 사랑의 향기에 종일토록 취할 일입니다.

 

내내토록 찬미할 일입니다.

그 향기 온 몸에 묻혀, 바다소라처럼 그 향 되어 날릴 일입니다.

 

오늘 하루 이 그리스도의 향기에 흠뻑 취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향기가 되어 세상에 뿜으시길 바랍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저의 불순한 입이 당신의 발에 입 맞추고 거룩해지게 하소서! 
저 자신을 깨뜨려 형제들의 발에 입 맞추는 사랑의 삶이 되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루카 7,47)

주님!

제 영혼의 막힌 코를 뚫으소서!

옥함을 깨뜨려 향유를 쏟듯 제 온몸에 쏟아지는 숨 가쁜 당신 사랑의 향기를 맡게 하소서.

저를 부수어 진한 향기의 피가 흐르게 하고 부서질수록 향기 짙어가게 하소서.

온 집안에 베인 감미로운 사랑의 향기를 내내토록 찬미하게 하소서.

많이 용서 받았기에, 많이 용서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9.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9.19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꼬오목 | 작성시간 24.09.19 모든 사랑....
    감사 드립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09.19 아 멘 !
    '저 자신을 깨뜨려 형제들의 발에 입 맞추는 사랑의 삶이 되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
  • 작성자최프란치스코 | 작성시간 24.09.19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