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 4,1-7.11-13
형제 여러분,
1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2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3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4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5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6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7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11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12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3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9,9-13
그때에
9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0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11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2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용서받은 죄인’이란 용서하는 일을 소명으로 받은 이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고 일어나 그분을 따랐습니다.”(마태 9,9)
사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따라나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어떤 모습을 보고 부르셨을까요?
우리의 잘난 모습이나 능력, 혹은 우리의 선함이나 봉사 정신, 아니면 당신께 대한 충성이나 믿음 등을 보고 부르셨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신명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너희에게 마음을 주시고 너희를 선택하신 것은 너희가 어느 민족보다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너희를 사랑하시어 구해내셨다.”
(신명 7,7-8)
그렇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호의와 자비'를 입어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그토록 사랑과 호의를 입은 이들이기에, 또한 그렇게 사랑과 호의를 베푸는 일을 ‘소명으로 받은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태 9,13)
이는 우리가 죄인인 까닭에 부르셨다는 말씀입니다.
곧 부르심 받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애를 입은 이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죄를 짓지 않은 의인들이 아니라, 용서를 받아야 하는 죄인들임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단지 죄인인 것이 아니라, 이미 ‘용서받은 죄인’임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용서해야 하는 일을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기에 ‘용서받은 죄인’이란 용서하는 일을 소명으로 받은 이들임을 말해줍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마태 9,12)
사실 예수님께서 죄인 세리 마태오를 부르시고 세리들과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신 것은 그들과 타협하시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두둔하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크신 자비요, 신의요, 호의였습니다.
용서요, 사랑이요, 곧 하느님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나를 따라라” 하심은 바로 이토록 너희도 죄인을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당신께 받은 그 사랑과 호의로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팡세>를 쓴 파스칼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자기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인이며, 하나는 자기를 의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죄인이다.”
오늘 만약 우리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여긴다면,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죄인들의 친구인 그분을 친구로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진정 죄인이라면, 먼저 죄의 용서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일곱 번 용서하기에 앞서, 일흔 번 용서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용서해야 하는 사람이기에 앞서, 용서를 청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
(마태 9,12)
주님!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바라시는 바를 알게 하시고,
당신이 바라시는 것을 바치게 하소서.
희생제물이 아니라 제 행실을 바치게 하시고,
제 자신이 자비의 산제물이 되게 하소서.
당신께 바치되, 제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여 내어놓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