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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12월 29일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12.29|조회수386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집회서의 말씀 3,2-6.12-14

 

2 주님께서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3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4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
5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6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한다.
12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13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14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 3,12-21

 

형제 여러분, 

12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13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14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15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16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17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18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19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20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21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41-52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47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48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49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50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51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52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기에 성가정인 것>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사람이 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의 거룩한 탄생은 하느님께서 ‘가정’ 안으로 들어오신 사건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가정’을 만드시며(이루시며) 오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으로 말미암아 ‘가정’이 엮어지고 꾸며졌기 때문입니다.

곧 ‘성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시며 오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오시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시고, 관계를 맺으시는 첫 장소로 ‘가정’을 이루셨습니다. 

이토록 당신의 오심으로 모든 것을 축복하고 새롭게 하시는 당신께서는 맨 먼저 ‘가정’을 축복하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가정’이란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는 무대임을 깨우쳐줍니다.

곧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무대임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가정의 주인이 되시도록 모셔 들이는 일입니다.

곧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집회 3,6)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제2독서에서는 신앙공동체 구성원의 신분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곧 하느님의 호의를 입은 자요, 하느님의 사랑을 입어 선택받은 자로 말합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삶으로 동정, 호의, 겸손, 온유, 인내, 용서, 사랑, 평화, 감사로 제시됩니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서 풍부히 머무르게 하십시오.”(골로 3,16)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하시고, “이것이 주님의 마음에 드는 일”(콜로 3,20)이라고 하십니다.

복음은 바로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준재임을 말하면서도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명하고 지냈다.'(루카 2,51)고 전해줍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연상시킵니다. 

곧 ‘친교와 사랑과 통교를 이루는 일치의 공동체’를 연상시켜줍니다. 

그래서 ‘성가정’은 모든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수도공동체’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가정’이라고 해서, 고통이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요셉과 마리아와 예수님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부유했거나, 혹은 근심 걱정이나 고통이 없는 가정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오히려 더 문제가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기를 낳자마자 쫓겨 다녀야 했고, 자신의 아기 때문에 많은 무죄한 아기들이 죽어야 했으며, 혼인 전에 아기를 낳은 까닭에 이웃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살았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아들과 함께 살아야 했으며, 아들마저 세상을 먼저 떠나버린 ‘불우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행복한 가정이 아니었을까요?
분명 ‘행복한 가정’이었음에는 틀림없었을 것입니다. 

그 어떤 고통이나 어려움도 없어서 성가정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가정’이란 단순히 고통이나 어려움이 없거나 말썽 부리는 사람이 없는 가정이라서가 아니라, 얼마나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사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머물러 계실 뿐만 아니라 주인이 되어 계시는 가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가정’을 이루는 길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머무실 수 있도록 하는 일’이요, ‘그 말씀이 품은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일 것입니다.

곧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기에 성가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구원의 길에 함께 동참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성가정'은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길을 가는 동반자요, 협조자요, 반려자로 살아가는 가정입니다.

곧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가정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머무르게 하되, '말씀'이 주인으로 머무르게 할 뿐만 아니라, ‘주인이신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입니다.

곧 '말씀'에 대한 순명과 섬김을 통하여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서로 순명으로 섬기고, 섬김으로 순명하며 사랑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가정공동체 안에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과 평화가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맞아, 우리의 가정과 공동체를 구원의 길로 동행하시 위해 오신 '아기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루카 2,49)

주님!

눈을 뜨고도 당신을 보지 못함은 당신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까닭입니다.

이제는 바다 안에서 바다를 찾아다니는 우둔함을 멈추게 하소서.

찾는 것을 멈추고, 믿음으로 보게 하소서.

이곳이 아버지의 집임을!

춤추는 춤꾼과 춤이 분리되지 않듯, 제 안에서 저와 분리되지 않으시는 당신을 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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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12.29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12.29 Amen.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12.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12.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12.29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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