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0.금."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담아 가지고 있었다."(마태 25, 4)
몇일 전
헤드랜턴을 켜고
설악산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랐습니다.
힘차게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설악의 시간을
설악의
한 페이지를
걷고 또
읽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며
맑은 향기
그 자체인
산이 자신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감동과
감탄을 만났습니다.
빛이 있기에
길을 볼 수 있고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사는 순간
순간들이
모두
은총입니다.
겸손의
불빛으로
문이 열리듯
잃어버린 감사를
되찾습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의 등은
먼저 자신들을
비추어 줍니다.
간절함이
등불이 되고
뜨거운 심장이
기름이 됩니다.
하늘 나라는
뜨거운 마음의
나라입니다.
뜨겁기에
하느님을 만나고
뜨겁기에
사랑입니다.
와르르
쏟아지는
그야말로
말을 잊는
기쁨입니다.
마음을 낮추면
또 다른 삶이
펼쳐집니다.
마음을 낮추는
삶이 준비이며
깨어 있는
시간의 삶입니다.
등산을 준비하듯
깨어있음과
준비가
우리를 키워주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늘 나라는
하늘의 시간을
만나는 모든
순간들입니다.
하느님의 숲에
우리가 삽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함께하는
나라입니다.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보게되는
겸손의 뜨거운
불빛으로
한 없이
겸손해지는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감사의 기름입니다.
(한상우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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