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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 강론

2024년 12월 29일 주일 (백)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기쁨에 찬 자발적 순명!>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12.29|조회수223 목록 댓글 5

2024년 12월 29일 주일

성가정 축일 복음: 루카 2,41-52

 

제1독서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3,2-6.12-14
2 주님께서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3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4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
5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6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한다.
12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13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14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3,12-21
형제 여러분, 12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13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14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15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16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17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18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19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20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21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부모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있는 예수님을 찾아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41-52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47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48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49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50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51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52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기쁨에 찬 자발적 순명!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정말이지 힘든 측면이 있는데, 그것은 순명의 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윗사람이 하라시니 눈물을 머금고 억지로 하는 순명이 아니라, 기쁨에 찬 자발적 순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내 의지를 과감하게 접는다는 것, 분명 나보다 부족해 보이는 상대방의 뜻에 따른다는 것, 타인의 생각과 계획에 내 삶을 종속시킨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몸소 인간에게 기꺼이 순종하셨습니다. 루카 복음 사가는 그러한 정황을 아무런 가감 없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루카 2,51)

참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순종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의지, 당신의 삶 전체, 당신의 미래를 인간의 손에 맡기신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극도의 자기 낮춤이요, 지극한 겸손의 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눈여겨볼 측면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셨지만, 마리아와 요셉도 예수님께 순종하셨다는 것입니다. 수도 공동체 안에서 때로 장상들도 회원들에게 순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때로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순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에게 순종하신 예수님, 그 놀랍고 감동적인 덕행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철저한 순명이 있었습니다. 골고타 언덕에서의 끔찍한 십자가 죽음을 고스란히 예견하신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마음이 심란하고 괴로운 나머지,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바쳐, 온 몸과 마음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살벌한 죽음의 현장, 그 모습이 너무나 끔찍했기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루카 22,42)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최종적인 결정은 아버지께 맡겨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

순명의 덕과 관련해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 사이에서는 돈보스코 시대 때 부터 내려온 너무나 아름다운 전통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Faccio Io, Vado Io’(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전통입니다.

굳이 장상이 고민을 거듭하다가, 어렵사리 부탁하기에 앞서, 수도자들은 미리 장상의 괴로움을 파악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원장님, 어려운 일이 있으신가보군요.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거 제가 하겠습니다. 관구장님, 어디 힘든 자리로 누군가를 보내기 위해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제가 가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큰 목소리로 ‘Faccio Io, Vado Io’를 외치지만, 어딘가를 보내면 그쪽에서 너무 힘들어 합니다.

그러니 잘 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어디를 가든 공동체와 잘 어울리면서, 기쁘고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어딜 가든 그쪽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아 집회서와 바오로 사도가 건네는 권고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집회 3,12~13)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콜로 3,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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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4.12.29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늘 고맙습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12.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남마리아ㆍ | 작성시간 24.12.30 ///어딜 가든 그쪽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양신부님 먼저 닦아야
    할거ㅈ같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12.30 감사합니다!
  • 작성자마리아로사 | 작성시간 24.12.3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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