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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 강론

2026년 4월 4일 성토요일

작성자박 베로니카|작성시간26.04.04|조회수416 목록 댓글 9

죽음의 장소였던 무덤이 이제 축제와 환희의 장소로!

 

이런저런 전반적인 신체 진단을 마친 젊은 의사 선생님 왈, “아니, 아버님, 또래 어르신들처럼 심신이 편안하셔야 하는데, 뭐 이렇게 걱정 근심이 많으시고, 생각도 많으시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가요? 여기 이 지표들은 거짓말을 안 합니다.” 

 

그래서 한 말씀 제대로 듣고 나왔는데, 묘하게도 그 말씀은 제가 교우들에게 늘 건네고 있는 훈화 말씀이었습니다. “걱정과 근심이 만병의 근원입니다, 웬만한 건 마음에 담고 있지 마시고 그때그때 흘려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마음 편히 가지시고 가급적 스트레스 피하시길 바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봤습니다. 내가 그렇게 걱정과 근심이 많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일까? 곰곰이 짚어보니 근심 걱정, 스트레스 유발 거리들이 없진 않았습니다. 요즘 자주 꾸는 꿈들이 있습니다. 

 

침실이며 식사며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는 데, 갑자기 피정객들을 잔뜩 실은 버스 두 대가 밀고 들어오는 꿈. 잘 돌아가던 보일러가 갑자기 멈춰 피정객들이 오들오들 떨고 있는 꿈. 특강 시간이 촉박한데, 서해대교에서 차가 꽉 막혀 발을 동동 구르는 꿈 등등. 

 

생각해보니 사목자로서의 나름 스트레스, 근심 걱정이 있었던가 봅니다. 따지고 보니 행복한 근심 걱정이요, 기쁨으로 가득한 스트레스입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겪으셨던 번민과 스트레스 역시 우리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기에 기쁨 충만한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분의 수난과 죽음은 영광스러운 부활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행복한 것이었을 것입니다.

 

수난 직전 예수님께서도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쇠약해지셨습니다. 올리브 산에서 기도하실 때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휩싸이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괴로우셨던지 제자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 남아서 깨어 있어라.” 아버지께도 간절히 청하셨습니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아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신성을 지니신 하느님이셨지만 동시에 철저하게 한 인간이셨던 분이셨습니다.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그분께서 보이신 모습, 극도의 공포와 번민, 스트레스에 휩싸여 계시던 모습이 그 뚜렷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초인적인 인내와 순명, 우리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수난과 죽음의 강을 무사이 건너 영광스러운 부활에 도달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수난이 생략된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추구합니다. 피땀 흘리는 고뇌와 번민, 극도의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며 하느님 나라를 찾습니다. 한 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은혜로운 부활 성야에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수난 없이는 구원이 없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영원한 생명도 없습니다. 순명 없이는 하느님 나라도 없습니다. 자기희생을 동반한 십자가 외에 천국으로 향하는 다른 길은 없습니다.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 주님과의 사별로 인한 슬픔을 애도하기 위해 여인들이 찾아간 무덤은 천사에 의해 입구가 활짝 열렸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무덤은 빈무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인해 이제 꽉 막혀있던 하느님 나라를 향하는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죽음의 장소였던 무덤이 이제 축제와 환희의 장소로 탈바꿈했습니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부활로 인해 우리 각자 개인의 죽음도 슬픔과 통곡의 순간이 아니라 천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기쁨과 은총의 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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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연일이 | 작성시간 26.04.04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6.04.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람이 | 작성시간 26.04.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6.04.04 감사합니다!
  • 작성자김광시 안젤라 | 작성시간 26.04.04 자기희생을 동반한 십자가 외에 천국으로 향하는 다른 길은 없습니다.
    아멘 💖💖💖
    주님! 당신의 그처절한 고통이 우리를 위한 아주 큰사랑,목숨까지 내어 주심을 잊지 않게 하소서!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전부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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