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수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 같은 존재』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5.12.30조회수115 목록 댓글 6<성탄 팔일 축제 제7일 강론>(2025. 12. 31. 수)(요한 1,1-18)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의 시작입니다.1,1-18
1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2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4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10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쳤다. “그분은 내가 이렇게 말한 분이시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16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18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 같은 존재』
1) 연말연시를 맞아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을 텐데,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다음 말씀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허세를 부리며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됩니다(야고 4,13-17).”
여기서 ‘주님께서 원하시면’은, ‘주님께서 허락하시면’입니다. 우리가 하기를 원하는 그 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모두 주님의 주권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의 뜻에 합당한 일’을 하려고 계획해야 하고,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일해야 하고, 일의 결과는 주님께 맡겨드려야 합니다.
2) 구약성경 ‘잠언’의 저자는 “마음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혀의 대답은 주님에게서 온다(잠언 16,1).”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인간이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세워도, 주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들 가운데에는, “믿음 없는 악인들을 보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한다. 주님께서 그 악인들의 ‘악한 일’을 허락하셨는가?” 라고 물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 ‘악인들의 악한 일’을 허락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자들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 일들을 인간의 눈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의 일은 모두 바벨탑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것입니다.
의인이든지 악인이든지 간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 같은 존재라는 점은 똑같지만, 주님 마음에 들게 잘 살고 있는 의인들은 허무에서 벗어나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고, 그들이 행한 선한 일은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주님의 뜻을 거스르면서 살고 있는 악인들은, 회개하지 않으면, 그냥 한 줄기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고, 그들이 한 일도 먼지처럼 허무하게 소멸될 것입니다.
3) 요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세상도 또 세상 안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마십시오.
누가 세상을 사랑하면, 그 사람 안에는 아버지 사랑이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의 욕망과 눈의 욕망과 살림살이에 대한 자만은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온 것입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자녀 여러분,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1요한 2,15-18ㄱ).”
세상과 세상 안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탐욕과 집착입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라는 말은, 그런 것들은 모두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주신 것, 하느님에게 속한 것만 영원히 남아 있게 됩니다.
신앙인은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존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허무하게 사라질 것들에 대한 탐욕과 집착을 버리고, 영원한 것만 얻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4)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는 일은 자신의 의지로 한 일이 아니었지만, 어떻게 끝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허무하게 사라질 것인가, 영원한 존재가 될 것인가는 ‘지금’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우리가 ‘지금’ 만들어 갑니다. 지난 한 해를 반성하는 것은, 새해를 더 잘 만들어가기 위한 일입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만 하는 것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자기 마음대로 설계하면서 큰소리치는 것도, 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주신 것에 감사드리면서, 겸손하게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내가’ 죄 속에서 죽지 않고, 당신과 함께 살기를 바라시는 분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