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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여러분의 탈렌트는 본인의 것이 아닙니다/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11.22|조회수151 목록 댓글 5

■마태 25,14-30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교우들 없이 저 혼자 미사 드리는 주일입니다.
 
오늘 비유의 주제는 영적 변화입니다.
영적 변화가 돼야 우리는 성숙해질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 기억나시죠?
‘주인이 먼 길을 가면서 종들에게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를 주고 떠났다.’
이스라엘의 화폐 단위인 탈렌트는 신기하게도 우리 영어에서 얘기하는 재능 능력이라고 하는 단어와 스펠링이 같습니다.
주인이 종들에게 준 그 이유는 뭐겠습니까?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내 재산 좀 늘려다오.’ 그런 의미입니다.
네가 그 돈 가지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종에게는 재산이 없습니다.
종 자체가 주인의 재산인 거죠.
오 탈렌트, 두 탈렌트를 받은 종은 그 돈을 활용해서 10 탈렌트, 4 탈렌트로 늘려놨는데
한 탈렌트 받은 종은 그냥 땅속에 묻어두고 아무런 노력을 안 하다가 주인에게 혼나니 말도 안 되는 말을 변명하다가
그 한 탈렌트마저 빼앗긴다는 얘기입니다.
뭐라고 변명합니까?
‘주인님이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신다.’
엉뚱한 얘기를 지껄이다가 나중에는 끌려 나갑니다.
 
예수님이 ‘아무런 노력도 안 하는 불충한 종’은 과연 누구를 빗대서 하신 말인가?
예수님 당시에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입니다.
율법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을 가리켜서 하신 비유였죠.
하느님을 율법이라고 하는 땅속에 묻어두고 있는 율법 학 두고 하는 얘기입니다.
율법에서 못 벗어나는 그들에게 알아들으라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교우들에게 참 많이 했던 얘기 중 하나가 ‘혼란스러울 때는 전통으로 돌아가라’라고 가르쳤습니다.
전통으로 돌아갈 때는 우리는 영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정말 소중한 것은 못 지키고 있었고,
또 변화해서 선해져야 할 것은 변화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오늘 한 탈렌트를 가진 불충한 종으로 나타납니다.
불충한 종은 한 탈렌트를 주인에게 받아서 그대로 한 탈렌트 돌려드리려고 땅에 묻었다고 변명하고 있죠.
이것은 분명히 율법 학자들, 바리사이파들의 태도와 같습니다.
율법 둘레에 울타리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율법은 생명력이 있어서 울타리가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율법 학자들은 율법 주위에 기둥을 박고 벽돌을 쌓아서 울타리로 막아놓고 그 안에서 왕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느님을 가둬놓고 있었던 겁니다.
어떤 변화, 어떤 발전, 어떤 변경, 어떤 새로운 것도 그들은 저주받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 바뀌는 것, 변화되지 않는 것, 이것을 지키는 것이 그들은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님은 변화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는 그들을 책망하고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성당에서 사목자들은 사목하기를 힘들어합니다.
오래된 성당에 가면 사제들의 부모도 많고 수녀들의 부모도 많죠.
제가 어느 본당에 부임했을 때 첫 주일 강론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 성당은 여러분들이 대략 짐작하시겠지만, 청주교구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입니다.
몹시 어려운 시기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쪽으로 부임을 했습니다.
사실 그 성당은 신부님들이 가길 별로 좋아하는 성당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임기를 못 채우고 가는 신부님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만큼 드세고 억센 성당이었습니다.
그 성당에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러 간 저는 첫 주일 강론 때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 성당은 나무로 치면 오래된 고목이다.
고목에서 꽃이 피면 사람들은 아름다워하고 그 나무를 보고 희망을 갖고 그 나무를 존경한다.
그러나 고목에서 꽃이 피지 않는다면 기다리다 기다리다 아무리 기다려도 꽃이 피지 않는다면
결국에 사람들은 도끼를 들고 그 나무를 부술 것이다장작으로 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래된 고목에 붙어 있는 나뭇가지들입니다.
그 나뭇가지들에 꽃을 피워주기 위해서 김 신부가 왔으니, 여러분들은 내가 하자는 대로 순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그 성당은 성지가 됐고 또 교구 사제들이 그 성당에 부임하는 것을 아주 명예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그 성당의 교우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신앙적으로 열려 있고 유연해져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조금 더 넓게 묵상을 해봅시다.
첫 번째는 하느님께서는 인간 얼굴 모양 다르듯이 각자에게 나름대로 각기 다르게 은혜를 주셨다는 겁니다.
다섯 탈렌트 받은 사람, 두 탈렌트 받은 사람, 한 탈렌트 받은 사람.
오늘 복음의 핵심은 한 탈렌트가 얼마나 중요하냐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탈렌트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탈렌트 비유의 핵심은 탈렌트의 은혜가 크든적든 간에 하느님의 사업을 위하여 어떻게 사용했는가,
얼마만큼 이익을 남겼는가를 물으신다는 겁니다.
즉 우리의 노력, 우리의 수고가 어떠하였느냐를 물으신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오늘 복음에서 묵상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이익을 남긴 종에게 ‘가서 쉬어라’ 하지 않으시고 뭐라고 하셨습니까?
더 많은 일, 더 많은 책임을 맡기겠다고 하십니다.
즉 이익을 남긴 종에게 주는 보상은 휴식이 아니라 더 많은 일인 겁니다.
제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것은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휴식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큰일 하나 끝나면 다시 큰일이 돌아왔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안식년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큰 것 해결하고 ‘좀 편한 데 가겠지’하는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더 힘든 곳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섯 탈렌트를 받아 10 탈렌트로 만든 그 종에게 가서 쉬라 하지 않고 더 큰 일을 맡기겠다는 이 말씀을
교우들인 여러분들도 본당 활동하면서 아마 느끼셨을 겁니다.
사목하면서 신부님들은 어떤 일을 잘하는 신자들을 지켜보다가 더 큰 일을 맡깁니다.
안심되기 때문에 그렇죠.
이 일을 해결했으니 더 큰 일도 맡기면 분명히 그 책무를 다할 것이라는 신뢰심과 믿음이 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오늘 묵상해야 할 것은 오늘 벌 받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는 겁니다.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익을 위하여 일하다가 실수해서 한 탈렌트 마저 잃었다면, 그러한 이유로 주인은 분명히 책망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한 텔런트 받은 종은 아예 일을 안 한 겁니다.
땅에다 묻어둔 겁니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에게 책망받은 갓이고 주인에게 책망받고 벌 받은 겁니다.
누가 재주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쓰지 않으면 잃어버릴 것이고, 노력하여 개발한다면 거기에 걸맞은 대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받은 한 탈렌트를 활용하지 않으면 받은 것까지 빼앗길 것이고,
가진 것을 하느님을 위해 잘 사용하면 할수록 더 큰 은혜를 받는다는 진실을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교우들이 저에게 신부님은 참 탈렌트가 많다고 합니다.
곰곰이 저 자신을 보면 저는 참 많은 걸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땅에다 전 묻어둔 적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제가 받은 탈렌트를 사목적으로 활용하려고 애를 썼고요.
양들을 위해서, 그 탈렌트를 선용하기 위해서 한평생 제 나름대로는 무던히도 노력하고 애쓰고 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산 것 하느님이 알고 계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사제생활 40여 년 하고 은퇴했지만 후회되는 건 없습니다.
고생은 지질이 했어도 후회할 고생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리고 어려운 고비, 고비마다 주님이 주신 탈렌트를 가지고 해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올바른 길을 알려주셨던 분별력, 또 때로는 섬세함,
이런 것들이 바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저는 자부합니다.
 
여러분들도 분명히 주님에게 받은 탈렌트가 있을 겁니다.
땅에다 묻어두지 마시고 노력하십시오.
그 탈렌트를 기초 삼아서 하늘나라의 보화를 사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 영원에 영원을 더하여 사랑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2023년 연중 제33주일 (11/19)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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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귀임 마리아 | 작성시간 23.11.2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1.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1.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11.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1.23 아멘 신부님 하늘호수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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