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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11.29|조회수109 목록 댓글 5

■마태 25,31-46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죠.

 

오늘 복음은 아주 긴 복음입니다. 내용은 다 아실 겁니다.

‘굶주렸을 때, 목말랐을 때, 나그네 되었을 때, 헐벗었을 때, 병들었을 때, 감옥에 있을 때 나를 돌봐 주었다.’ 그런 얘기들이죠.

그 사람들이 바로 나다라고 동일화하십니다.

 

오늘 강론은 지난번 지난 2주 때처럼 주일 실시간 미사 중에 녹음을 한 것이 아니라, 토요일 미리 녹음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일도 한 130명이 밖에서 미사를 하시는데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미사를 해야 하기에 강론을 미리 유튜브에 올리고 차 타고 오가시면서 듣게 해서

미사 시간을 좀 줄여야겠다는 뜻으로 미리 녹음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일도 역시 실시간 방송이 되질 않습니다.

12월부터는 다시 2주 4주에 다락방 경당에서 30명 이내로 미사 하면서 실시간으로 중계될 겁니다.

아무튼 토요일인 오늘도 무척 춥습니다마는 내일도 꽤 추울 것 같습니다.

미사 시간을 좀 단축하려는 의도니까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세상 끝날 마지막 때 왕으로 오실 때 그분은 어떤 모습일까,

또 무슨 이야기를 나에게 하실까,

내가 그분의 심판대 앞에 섰을 때 그분은 나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고 계실까 하는 것이 오늘 복음의 주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스페인 왕조 시대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리처드라는 왕이 사냥 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고 춥고, 또 말도 도망가 버리고.

그야말로 허기진 몸으로 숲속을 며칠 헤맸습니다.

점점 점점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게 됐죠.

어디가 어딘지 모르다가 외딴 농가를 발견했으니 얼마나 반가웠겠습니까?

외딴 농가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렸으나 대답이 없어 문을 밀고 들어갔더니

한 농부가 밥을 먹다가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서 고함을 쳤습니다.

‘이 도둑놈, 이 거지 같은 놈 너 훔쳐 갈 것이 없나 염탐하러 왔구나. 지금 당장 내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개를 풀어 너를 물게 하겠다.’

리처드 왕은 조금만 먹을 것을 달라고 했지만, 이 농부는 왕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해서 내쫓았습니다.

다행히 왕은 길을 헤매다가 사람을 만나서 왕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그럽니다.

사흘이 지난 후에 왕은 자기를 때렸던 그 농부를 왕궁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농부는 속으로 생각했죠.

‘이상하네. 왕이 나를 부를 이유가 없는데,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런 생각을 갖고 왕궁 안에 들어가서 드디어 왕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왕은 농부를 보고 첫마디가 뭐였느냐?

‘그대는 나를 아는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들어 왕의 얼굴을 쳐다보니까 누구였겠습니까?

며칠 전에 거지나 도둑놈인 줄 알고 두드려 패서 내쫓았던 바로 그 사람이 왕이었던 겁니다.

그분이 내 앞에 왕으로 앉아 있었던 겁니다.

그 농부는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져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페인에 전해 내려오는 얘기죠.

 

우리 역시 마지막 날 주님이 왕으로 오실 때 같은 질문을 받게 될 겁니다.

그대는 나를 아는가?’

여러분들은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알 다뿐입니까 예수님, 교리 배워서도 알고요. 미사 때마다 성체 영 할 때마다 주님이 내 안에 들어오신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저 주님 너무너무 잘 압니다. 교리 신학원에도 다녔고요. 성경도 많이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은 뭐라고 그러시겠습니까?

‘너는 내가 굶주렸을 때, 병 들었을 때, 나그네 되었을 때, 감옥에 갇혔을 때, 목말랐을 때,

내가 좀 도와달라고 네 인생길에서 수백 번 너에게 손을 내밀었었다.

그런데 너는 한 번도 나한테 물을 준 적도 없고, 감옥에 갇힌 나를 찾아온 적도 없고, 헐벗은 나에게 동정을 베푼 적도 없었다.

너의 옆을 스쳐 지나갔던 그 불쌍한 많은 사람이 바로 나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 31절 이하에 나오는 그러한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동일화하셨습니다.

굶주린 자가 바로 나랑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다.

이퀄(Equal)을 우리 수학에서 쓰죠. 1 더하기 1은 2다.

 

사실 우리 주님이 보잘것없는 이의 모습으로 오시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만일에 주님이 권력자의 모습으로 돈 있는 자의 모습으로 오셨다면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해드릴 게 없습니다.

최소한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가져야만 권력자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돈 있는 자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마구간에서 태어나서 33년 동안을 살다 가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시면서 그분은 말씀과 기적으로 본인이 지상의 왕이 아니라 하늘의 왕이라고 하는 걸 알려주셨죠.

예수님은 현세에서 어떤 왕이셨을까?

첫 번째 예수님은 화해의 왕이셨습니다.

‘구속 강생’의 근본 의미는 죽기까지 순종하셔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끊어진 다리를 이어주신 화해의 왕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모시고 사는 곳은 어디서나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계시면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가족 안에 계시면 성가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힘으로, 권위로, 우격다짐으로 나 자신을 스스로 분열시킬 때도 있고,

내 가정, 내 교회 공동체를 분열시킬 때가 있습니다.

 

두 번째 예수님은 용서의 왕이셨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주님에게 해를 끼쳤던 사람에게 예수님은 저주와 미움을 보이신 적이 없습니다.

언젠가는 변화가 되리라 보시고, 변화된 다음에 용서하신 것이 아니라 변화될 것을 믿고 미리 용서하셨고,

그랬더니 실제로 그 사람들은 변화가 됐던 겁니다.

예수님이 용서의 왕이셨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갑니까?

복수의 칼을 갈고 삽니다.

보복할 기회를 찾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살면서 누군가를 용서할 때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치유된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은 철저하게 봉사하는 왕이셨습니다.

철저하게 자기를 부수어 나누는 삶을 사셨고. 돌아가신 후에도 음식으로 남아서 우리에게 봉사하고 계신 분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섬기기보다는 섬김을 받으려고 합니다.

봉사하기보다는 봉사를 받으려고 합니다.

윗자리에 앉으려고만 합니다.

대접받기 좋아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무시하면 견딜 수 없이 모욕감을 느낍니다.

남이 깨끗하게 해놓은 자리에 앉아서 즐기기를 원합니다.

더러운 데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내가 이렇게 똑똑하고 잘났는데 나를 몰라주면 너무너무 속이 상합니다.

내려갈 줄 모릅니다.

바보의 영성과는 먼 상태로 살아갑니다.

예수님의 삶이 걸레의 삶이었다고 하는 것을 체험하지 못하고 삽니다.

크리스천의 영성은 내려가는 영성이지 올라가는 영성이 아닙니다.

 

네 번째로 주님은 귀와 입을 다스릴 줄 아는 왕이셨습니다.

듣지 말아야 할 때는 안 들으셨고요. 반드시 들어야 할 때는 작은 소리에도 섬세하게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군중들 사이에서 눈먼 소경이 외치는 소리를 그분은 찾아내신 겁니다.

떠드는 군중 사이에서 절규하는 가난한 자의 외침 소리를 주님은 절대 놓치지 않으십니다.

이렇게 들어야 할 것은 절대 외면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섬세하고 자상하게 들으셨고요.

듣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아무리 나를 우쭐거리게 만드는 말이라 하더라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는

귀와 입을 다스리는 그런 왕이셨습니다.

침묵을 지켜야 할 때는 바위보다도 입이 무거우셨고,

외쳐야 할 때는 사자의 포효와도 같이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외쳤던 그런 왕이었습니다.

거룩할 성(聖)자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리스도왕 대 축일을 지내면 이제 전례력으로 한 주일을 마지막으로 보냅니다.

한 주일 동안 잘 보내시고요.

그리고 지금 말씀드린 대로 내가 귀와 입을 다스리고 살아갔는가, 내 입 때문에 상처받은 이는 없을까,

또 내가 아무거나 들어 평화롭던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 적은 없었던가,

주님은 철저하게 봉사하는 왕이셨는데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봉사하고 살았는가,

또 얼마나 용서하고 살았고 얼마나 화해하려고 노력했던가,

한 주일 동안 묵상하시고 대림절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 영원에 영원을 더하여 사랑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2023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11/26)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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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1.2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스피린 | 작성시간 23.11.29 감사하신주님~찬미 받으소서~아멘~
  • 작성자지나 | 작성시간 23.11.29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11.30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11.30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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