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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신부 강론

2026년 6월 6일 (녹) 연중 제9주간 토요일/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6.06.06|조회수134 목록 댓글 4

2026년 6월 6일 (녹)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제1독서

<복음 선포자의 일을 하십시오. 주님께서 의로움의 화관을 주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4,1-8
사랑하는 그대여,
1 나는 하느님 앞에서, 또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그리고 그분의 나타나심과 다스리심을 걸고
그대에게 엄숙히 지시합니다.
2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
3 사람들이 건전한 가르침을 더 이상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입니다.
호기심에 가득 찬 그들은 자기들의 욕망에 따라 교사들을 모아들일 것입니다.
4 그리고 진리에는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신화 쪽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5 그러나 그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복음 선포자의 일을 하고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6 나는 이미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로 바쳐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7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8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타나시기를 애타게 기다린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8-4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38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이르셨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39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40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41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
42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43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의 매일 묵상 체험

 

† 찬미예수님

 

얼마 전 ‘기술 공화국’에 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투자자인 Peter Thiel의 생각도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기업가를 넘어, 기술이 앞으로 인간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저서 Zero to One에서 “0에서 1로 나아가는 창조”를 강조하며, 기존의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기술 공화국’입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기술이 중심이 되어 재편될 것이고, 그 핵심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담당해 온 사무직과 지식 노동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휴머노이드입니다.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들은 생산 현장에서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을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는 에너지입니다. 이 모든 기술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입니다. 

결국 지능과 몸, 그리고 힘을 균형 있게 갖춘 나라가 새로운 문명을 선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한 가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중심에는 결국 ‘사람의 마음’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술은 세상을 빠르게 바꿀 수 있지만, 인간의 마음을 살리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과 양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의 시대를 살면서도, 더 깊은 인간성과 신앙의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얼마 전 저는 오스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서울 대교구에서 파견된 후배 신부님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1년 전, 교구의 요청으로 그 본당의 상황을 살펴보고 보고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조심스럽게 판단했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이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에는 기대와 설렘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목을 시작하는 신부님을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열어 주시는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세 가지 다짐을 이야기했습니다.

‘하느님의 뜻’, ‘정체성’, 그리고 ‘공동체’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마음에는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하느님의 뜻’을 먼저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목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내 뜻’이 앞설 수 있는데, 시작하는 자리에서부터 ‘하느님의 뜻’을 먼저 고백하는 그 모습이 참 고맙고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 순간, 이 신부님의 길 위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또한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다짐 속에서는 미래를 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사목이 아니라, 이어지는 사목, 다음을 준비하는 사목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를 향한 마음에서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교우들과 함께 웃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책임을 나누는 그 자리에서 교회는 살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는 신부님께 환영의 인사를 전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신부님을 통해 이 공동체에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제 마음 안에도 작은 다짐이 생겼습니다. 필요할 때 함께 걸어가야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사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제 마음에는 한 가지 확신이 남았습니다. ‘잘 되겠구나.’ 하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시작하셨으니, 하느님께서 이루어 가시겠구나.’ 하는 믿음이었습니다. 이 모습은 오늘 우리가 들은 사도 바오로의 권고와도 이어집니다. 

 

바오로 사도는 디모테오에게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신앙은 거창한 업적이 아니라, 이렇게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여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을 알려 주십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위선과 허영이 아니라, 가난한 과부의 작은 정성을 보십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을 보십니다.

 

세상은 기술 공화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와 에너지가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는 전혀 다른 원리로 완성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의 위선과 허영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작지만, 정성 어린 헌금을 사랑하십니다. 구원은 능력과 업적이 아니라, 정성과 나눔에서 시작됩니다. 이 믿음을 간직하며,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작은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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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참1 | 작성시간 26.06.06 하느님의 뜻을 찾고, 작은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6.06.06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 작성자하람이 | 작성시간 26.06.0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6.06.0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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