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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 간호윤의 참 25.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존재하는 야후(Yahoo)의 세계

작성자간호윤|작성시간23.11.03|조회수92 목록 댓글 0

휴헌 간호윤의 참 25.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존재하는 야후(Yahoo)의 세계

간호윤. 인천신문 논설위원

 

아일랜드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1667~1745)의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악한 말’이다. 걸리버가 찾은 휘넘국의 ‘휘넘’은 ‘말(horse)’이다. 이 말이 ‘말(talk)’을 하는 이성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이 나라에는 악, 거짓말, 질투, 시기, 악담 따위 사악한 말이 없다. 휘넘들은 ‘사악한 말’을 하는 야만인을 ‘야후’라 한다. 야후는 매우 무식·추악·비열·뻔뻔한 종족으로 바로 ‘인간’이다.

엊그제 국민의 힘 대표가 김포를 서울에 편입시키자고 말했다.(천공 배후?) 상대적으로 절차가 단순한 ‘의원 입법’을 통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를 다루기로 한 국민의힘은 ‘전담 기구’ 출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메가시티’에 교통 운운 하면서, 하지만 내년 총선을 대비해 표를 얻으려는 고육책인 것은 세 살 먹은 아이도 안다. 메가시티는 도시로서 경쟁력이 부족할 때 외곽을 넓혀 경제적 활력을 꾀하는 것으로 동경이나 베이징 등이 해당된다. 서울은 이와는 정 반대이다. 김포에서 출근 운운하나 그렇기로는 고양시나 부천이 더하다.

서울특별시가 되면 땅값과 집값이 오를 게 불 본 듯 뻔하다. 김포시를 편입하면 주변 위성도시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를 야당이 막으면 표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고 또 선거가 끝난 뒤 법률 운운하며 유야무야로 끝나도 누가 뭐라 할 것인가. 저들로서는 묘수인 듯하나 국민들을 ‘물질이란 비열한 욕망의 미끼’로 표를 얻어 보자는 심보이니 참으로 고약하기 짝이 없다. 국토균형 발전을 입안할 틈도 모자라거늘, 저런 자들을 여당의 정치인이라 믿고 이 나라에서 사는 국민들이 가슴 아프다. 문제는 이 뉴스가 국가의 난제들을 뒤덮는다는 점이다.

‘채 상병 수사 사건’, ‘양평 고속도로’,… 따위 각종 게이트는 물론. 민주 국가에서 상상조차 못할 ‘대통령 명예훼손’이란 이유로 언론인을 압수수색한다. 검찰을 내세운 언론 탄압이다. 경제 수준은 참혹하다.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올 2분기 기준 국내 총생산의 약 2.26배 수준까지 불었다. 올 상반기(1~6월) 무역수지는 약 35조 9157억 원 적자이다. IMF가 선정한 주요 208개국 중, 200위로 아프리카는 물론 북한(109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세계 5위가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이렇게 되었는데, 오늘도 아침부터 자유, 가짜뉴스 타령이다.

민생은 위기에 빠졌고 국민의 삶은 휘청거린다. 그러나 대통령은 93개국 142회 정상회담을 한다며 해외 나들이에 국고를 물 쓰 듯 한다. 249억 순방비용에 예비비 329억까지 578억, 여기에 프레스센터 설치비 88억까지 더하면 합 666억이다. 의미 없는 ‘mou체결’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해외순방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서인가?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은 25조 9천억 원, 올해보다 16% 줄였다. 부처별로는 교육부가 1조 7천억여 원, 올해보다 60% 감액되었다. R&D 예산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예산이다. 전쟁을 치르는 국가에서조차 건드리지 않는다. 여기에 서민 예산은 줄이고 독도 예산까지 깎으면서 불요불급한 용산대통령실, 국정원, 검찰 따위와 권력 주변 특활비는 무려 2조나 늘렸다.

노인 빈곤율과 청년 자살률, 최저 출산률과 청년 일자리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가계 빚은 천정부지로 늘고, 부자 감세로 세수가 주니 IMF가 국가 부도를 경고할 정도이다. 이런데도 아랑곳없이 ‘경제보다 이념’이라 하고 타도 공산 전체주의를 외친다. 더하여 친미, 친일이 도를 넘어 러시아와 중국을 배척하며 9.19남북군사합의까지 파기하려드니 신냉전체제가 이 땅에 전운까지 감돌게 한다. 그런데 이를 해결해야 할 여당이 저런 선거놀음이나 하고 보수 언론은 이에 맞춰 김포 집값이 올랐다는 보도를 대서특필한다. 2023년 11월 대한민국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날마다 존재하는 야후의 세계가 되어버렸다.

간호윤 논설위원 kan771@hanmail.net

출처 : 인천신문(http://www.incheonnewspaper.com)

http://www.incheonnewspap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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