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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 (36) 졸로백성(卒勞百姓): 백성들이 괴롭다

작성자간호윤|작성시간23.06.20|조회수6 목록 댓글 0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 (36) 졸로백성(卒勞百姓): 백성들이 괴롭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8779

 

(36) 졸로백성(卒勞百姓): 백성들이 괴롭다

 

 

마치 난세실록(亂世實錄)을 쓰는 듯하다. 한 사람의 독선과 아집에 국민, 국익, 민생은 없고 비정상적인 법만 설친다. 편 가르는 현수막 정치가 등장하고 소금을 사재기하고 어시장엔 파리만 날리는 데 재상이라는 이는 핵폐기수를 먹는단다.

이 정부에 묻고 싶다. 정치를 이렇게 하며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가? “급기야 기독교도 시국선언! 윤석열, 히틀러의 길 가려하나? 국민 인내 한계 넘어서”라는 기사까지 보인다. 히틀러의 충실한 하수인, 6백만 명 유대인 학살 실무 총책임자는 아돌프 아이히만이었다. 그 아이히만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은 없었나요?”하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월급을 받으면서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입니다.” “나는 억울합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맡겨진 일을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아마 이 정부도 저런 대답을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유죄였다.

8개월간 재판을 지켜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이다.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이 따랐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는 또 말한다.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그리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정부 출범 1년을 본다. 저들은 열심히 했다지만 이룬 것은 단 하나도 없고 국민들의 고통은 아랑 곳 않는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악의 평범성’을 만들었다. 따라서 저들은 유죄이다.

『시경』「소아」‘절남산’에 보이는 글을 읽어 본다. 이 정부의 행태와 ‘절남산’에 보이는 윤씨의 행태가 사뭇 어금지금하기 때문이다. “혁혁사윤 민구이첨(赫赫師尹 民具爾瞻,혁혁한 태사 윤씨의 세도, 백성들이 모두 보고 있도다) 우심여담 불감희담(憂心如惔 不敢戲談,걱정스런 마음 불 타는 듯한데 감히 농담조차 못하고) 국기졸참 하용불감(國既卒斬 何用不監,나라의 기운 이미 끊어지는데 어찌하여 살피지도 않는가)” 태사는 영의정·좌의정·우의정 삼정승이고 윤씨는 윤길보의 후손인 듯하다. 윤길보(尹吉甫)는 주나라 11대 왕인 선왕(宣王, ?~B.C782) 때, 문무를 겸비한 장군으로 만국의 법도가 될만한 이다. 왕은 이 윤길보 후손인 윤씨를 등용하였다. 그러나 윤씨의 정치는 형편없기에 오히려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풍자한 시이다. 백성들이 모두 윤씨를 보고 있지만 그의 하는 바가 선하지 못하였다. 백성들의 마음을 근심이 불타 듯 만들고 또 그 위세가 두려워 감히 말하지도 못하게 하였다. 윤씨가 이렇게 정치를 한다면 당연히 나라 운명이 끝내 끊어질 텐데 어찌하여 이를 살피지 않느냐는 뜻이다.

“혁혁사윤 불평위하(赫赫師尹 不平謂何,혁혁한 태사 윤씨의 세도 공평치 않으니 말하여 무엇하리오) 천방천채 상란홍다(天方薦瘥 喪亂弘多, 하늘이 재앙을 내리니 천재지변이 크게 많아지고) 민언무가 참막징차(民言無嘉 憯莫懲嗟,백성의 말은 기쁨을 잃었거늘 일찍이 징벌하여 비통해하지 않는구나.)” 소씨라는 이는 이를 이렇게 풀었다. “정치를 하는 자가 그 마음을 공평히 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이 영화롭고 곤궁함과 수고롭고 편안함이 크게 차이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신이 노하여 천재지변 따위로 사람이 죽는 재앙을 거듭 내리고 아랫사람들이 윗사람을 원망한다. 그런데도 윤씨는 스스로 경계하고 탄식하여 행동을 고치지를 않는다.” 1년이 넘도록 야당 대표를 범죄자 취급하며 만나지 않는다. 이러니 이태원 참사, 외교 참사, … 이 상태로 4년이 간다면 대한민국의 국운은 쇠망의 길을 걷지 않을까?

“윤씨태사, 유주지저(尹氏大師 維周之氐, 태사 윤씨는 주나라의 근본이라) 병국지균 사방시유(秉國之均 四方是維,나라의 공평함을 잡고 천하를 유지하고) 천자시비 비민불미(天子是毗 俾民不迷,천자를 보좌하며 백성이 혼미하지 않게 해야 하거늘) 부조호천 불의공아사(不弔昊天 不宜空我師,하늘에게 가엾게 여김을 받지 못하니 우리 태사가 백성들을 곤궁하게 해서는 안 되네)” 윤씨 태사는 나라의 공평함을 잡고 있으니 마땅히 나라를 유지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혼미하지 않게 함이 바로 그의 직책이다. 그러나 윤씨는 그 마음이 공평히 하지 않아 이미 하늘도 그를 버렸다. 오히려 윤씨로 인하여 하늘이 환난을 내려 백성들을 곤궁함에 빠지게 하였다는 말이다. 코로나 이후 IMF, OECD, 세계은행 이런 주요 기관들이 세계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상향하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역주행 중이다. 2023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는 2.9%이다. 대한민국은 올해 초에 1.8%로 잡았다. 그런데 3월 발표된 경제 전망치는 1.6%로 낮춰 잡았고 현재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OECD가 ‘세계 경제는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둔화하고 있다’고 공개 우려를 표명할 정도이다.

“불궁불친 서민불신(弗躬弗親 庶民弗信,정치를 몸소 하지 않으면 뭇 백성이 믿지도 않고) 불문불사 물망군자(弗問弗仕 勿罔君子,제대로 묻지도 않고 일해 보지도 않은 사람으로 나랏님을 속이지 말라) 식이식사 무소인태(式夷式已 無小人殆,공평한 사람을 쓰고 소인을 가까이 하지 마라) 쇄쇄인아, 즉무무사(瑣瑣姻亞 則無膴仕,보잘것 없는 인척을 후하게 씀은 법도 아니다)” 왕은 윤씨를 믿고 정사를 맡겼다. 그러나 윤씨는 저와 가까운 친척이나 소인들만 들어 썼다. 그 일을 알지도 하지도 못하는 자를 임명하여 그 왕을 속였다. 그러니 자리에 마땅하지 않은 자가 있거든 벼슬을 그만두게 하여 소인 때문에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지 말란다. 국민연금까지 검사출신을 임명할 정도다. 검사를 만병통치약 쯤 여기나 나라로 볼 때는 독약일 뿐이다.

“군자여계 비민심결(君子如屆 俾民心闋,군자가 마음을 지극히 하면 백성들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군자여이 오로시위(君子如夷 惡怒是違,군자가 마음을 공평히 하면 백성들의 미움과 노여움도 멀어지리라)” 군자가 치우치지 않고 그 마음을 공평히 한다면, 백성들 마음이 편하고 백성들의 쌓였던 분노도 풀어진다. 그러나 왕과 윤씨가 그렇게 하지 못하였기에 이를 서글퍼한 글이다.

“부조호천 난미유정(不弔昊天 亂靡有定,하늘에게 가엾게 여김을 받지 못하니 세상의 어지러움 진정되지 않고) 식월사생 비민불녕(式月斯生 俾民不寧,날로 달로 늘어나 백성들이 편안케 하지 못하게 하는구나) 우심여정 수병국성(憂心如酲 誰秉國成,마음 근심이 술병에 술 찬 듯하니 누가 나라의 권세를 쥐었기에) 부자위정 졸로백성(不自爲政 卒勞百姓,스스로 다스리지 않아 끝내 백성을 괴롭게 하는구나)” 하늘이 버렸기에 세상은 어지럽고 백성들의 고통은 세월과 더불어 자라난다. 도대체 나라를 다스리려는 자가 누구기에 백성들을 이토록 괴롭게 만드느냐고 한다. 자음과 모음도 괴롭다기에 이만 그친다. 참 괴로운 이 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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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의식#난세실록#아이히만#시경#소아#윤씨#악의#평범성#히틀러#대한민국#윤길보#한나아렌트#유태인#윤석열#핵폐기수#실학 태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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