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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나는글(2)

시는 낙서다.

작성자구정리|작성시간24.06.13|조회수11 목록 댓글 0
시는 낙서다. 

사람들은 시가 아주 쓰기 어려운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고 시인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는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하지 못한 말이나 가슴에 묵혀 응어리진 말들을 술의 힘을 빌려 어느 허름한 술집 벽에 낙서하듯 써 내려가는 것이지요. 썸 타는 사람과 함께 쓰는 낙서는 사랑 시가 되고 실연당해 쓰는 낙서는 이별 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아무도 몰래 쓰던 글들이 빛을 보면 시가 됩니다. 제가 꿈과 희망에 관한 시를 많이 쓴 것은 절망에 빠진 적이 많았기 때문이며, 제가 웃음에 관한 시를 많이 쓴 것도 남모를 고통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며, 제가 청춘에 대한 그리움을 많이 표현한 것은 늙었기 때문이며, 세월의 이치를 많이 표현한 것은 참으로 어리석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제가 그다지 잘나지도 않았고 성공하지도 못했기에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이고 그로 인해 저는 그야말로 우리 서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나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엔 잘난 사람도 많고 돈 많은 사람은 더 많고 글 잘 쓰는 사람은 더더욱 많습니다. 만약 그들이 현실의 모든 것을 버리고 글에 몰두한다면 아마 세상엔 좋은 글들이 넘쳐날 것이지만, 부족한 제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그들은 다른 바쁜 일들이 많아 글 쓰는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의 필력이 아무리 좋아도 워낙 잘나고 성공했기에 보통 사람들의 애환을 모르고 서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평범한 재능으로 야간대학을 졸업한 후 평생을 말단 공무원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삶의 애환과 좌절, 기쁨과 슬픔, 꿈과 희망 등 제 모든 것을 평범한 언어로 녹여 시로 표현하고 이를 다듬는 과정에서 쓴 수필과 짧은 글을 종합하여 이 낙서장을 발표하니 이 낙서장으로 누구나 자신의 낙서를 쓰고 자신만의 시를 써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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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당신 낙서 | 나동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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