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 / 정연복
스물아홉 해 전 초여름
지금의 아내와 만나
첫눈에 반하여 매일 만나
연애를 하다가
크리스마스 전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
몇몇 신혼부부와 어울려
단체 관광을 다니다가
한라산 중턱 너른 초원에서
한 부부씩 비디오촬영을 하는데
용기를 내어 첫째로 나가서
아내를 두 팔로 번쩍 들어올려
코스모스 꽃잎같이 펼쳐
수평으로 눕힌 다음
신바람 나서
열 바퀴쯤 힘차게 돌렸다.
한복을 입은 각시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무거운 줄도 모르고
거뜬히 이겨냈던 모양이다.
오,
신기하여라
가슴속으로
많이많이 좋아하면
무거운 것도 가벼워지는
즐거운 사랑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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