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혼의 불씨를 지키리라.
(부제 : 불타는 숭례문)
백화 / 장병찬
이천 팔년 이월 십일 저녁
문 잠근 숭례문이 관솔 되어
조국의 하늘에 횃불을 지른다.
칠천만 동포의 피를 불태운다.
남산 봉화대 불씨 꺼지고
인왕산 호랑이도 떠나고
강감찬의 기개마저 사라져
미동하는 대한의 심장에 불을 지른다.
어둠에 쌓인 북악과 청와대에 불을 밝힌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지 64년
동족상쟁 육이오 지난 지 58년
10대 경제 강국에 진입하고
유엔 사무총장 탄생시켰다고
헹가래 치는 토끼들아
저 불꽃을 보라.
불타는 저 살점을 보라.
반만년 질곡의 역사
피눈물 흘리던 날의 경종을 위해
그 이름 숭례문 국보1호가 탄다.
서울이 탄다.
조국이 불탄다.
타고 또 타서
조국의 혼을 심으리라
한 줌의 재가 되어서라도
민족혼의 영원한 불씨를 지키리라.
2008년 2월 10일 자정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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