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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말씀집

내 나이 가을에서야

작성자구정리|작성시간24.10.08|조회수10 목록 댓글 0

 




내 나이 가을에서야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 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ㅡ 이 해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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