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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나는글(1)

삶의 아름다운 빛깔.

작성자아상 사무사|작성시간24.09.11|조회수66 목록 댓글 0



삶의 아름다운 빛깔.


삶의 아름다운 빛깔.

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 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 집에

36개의 가지각색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 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 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있는 내 크레파스



짝꿍이 36가지의 색 중
어떤 색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 색을 골고루 색칠하고도
비어 있는 도화지를 놓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내 그림에도 빛나는 황금색을
칠한다면 정말이지 금빛 은빛 세상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 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 손에
금반지를 그려 드리지는 못할지라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보라빛의 블라우스를
입혀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이 파란색으로
엄마의 블라우스를 칠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추워 보였습니다.
다시 따뜻해 보이는 빨간색으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그 순간 블라우스는 보라빛으로 변해 있었고
엄마는 눈부시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어 할머니가 좋아하는
주황색 감도 그릴 수 있었고
초록색과 노란색으로는
파릇파릇 연두빛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는 짝꿍의 금색, 은색의 크레파스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요술쟁이 크레파스가 있었으니까요.
그 날 나는 못나게만 보였던 내 8색 크레파스를 통해서
소중한 삶의 비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내 삶에도
화려한 빛깔의 많은 크레파스는 없습니다
물론 금색, 은색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는 자그마한 빛깔로
소박하지만 따사로운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빛깔로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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