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동창 친구녀석이 영 맘에 안든다.
녀석은 너무 점잖고 예의 바르다.
어쩌다 친구끼리
친근함을 나타내며 애교섞인 욕을 할수도 있고
EDPS 정도야 늘 할수 있는데도
녀석은 2:8 가르마 머리에
주로 단정한 정장차림으로...
점잖을 떨며 그런다.
"너희들 그런말 하는게 아녀..."
나는 그러는 녀석이 못 마땅했고
가식을 떠는거 같았다.
언젠가 한번 골탕을 먹여야지 하는 놀부심보로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드디여 기회가 왔다.
동창회 날이다.
동창회 총무인 나는 음식메뉴를
상추쌈에 고기로 정하였다.
............................................
상추쌈은 종놈과 먹지 않고,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먹어야 제격이다.
왜냐하면 상추쌈을 먹을때,...
종놈은 입이 터져라
상추쌈을 주둥이에 밀어넣고,
눈을 부라리며 상전을 째려 보기 때문에
상전이 기분이 나쁘니
종놈과 먹어서는 안되고,
시어머니와 상추쌈을 같이 먹는 며느리는,
미필적 고의루다가
시어머니에게 눈을 희번덕 거릴 기회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동창회의 1차 메뉴를 쌈과 고기로 정한데에는
나의 음모가 숨어 있었다.
늦게 도착한 그친구에게 나는얼른
여자 동창들의 앞자리를 권했다.
녀석은 곧 몰꼴 사납게
상추쌈에 고기를 싸서 입에 쳐드시고
여자동창들한테
눈을 흘기고 희번덕 거릴 것이다...ㅎ
내 음모를 알리없는 그 친구는
아무런 의심없이 자리에 앉았고....
.......
배가 몹시 고팠는지
앉자마자 쌈을 싸기 시작한다.
여자 동창들을 째리고 희번떡 거리면서
입이 터져라 상추쌈을 밀어넣는 모습을 보이기를 기대했는데...
그래서
여자들이 재가 평소 단정하고 점잖았던
갸가 맞는가 하고
실망스럽게 생각하게 하려 했는데...
.......
어라 !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역시 점잖고 단정하게
상추 한잎에 고기 한점 얹어놓고
조신하게 입에넣어 오물 거린다
녀석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쾌재를 부르고
너무나 신이나서
엔돌핀이 막 생산되는 느낌을 받으려 했던 나는
소기한 나의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물건너 갔다.
허탈하고
녀석이 더 꼴 보기 싫었다.
그런데 더 내 밸이 꼬인건
동창회 진행도중에
그녀석의 행동이다.
.....
"오늘 동창모임의 비용은 내가 낸다.
2차 노래방비 까지 아도다 .."
그리 폼 잡는것 같지도 않고 의연한 모습이
내가 봐도 멋지다.
'어라 ..
이게 아닌데...
이러면 내 음모는 완존 실패한건데..
전부 나가리 되어 버렸네...'
녀석은 여전히 단정한 모습을 유지 하고 있었고
말씨도 점잖았으며
특히 여자 동창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었다.
녀석이 동창모임 비용도 못 내게 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게하여
녀석이 쪼다같이 보이게 할 묘안이 없을까...
머리를 쥐어짜도
괜히 나쁜 머리에 쥐만 난다.
음모에 실패한 나는,
곱부로 소주 한잔 털어넣고
누가 보든말든
눈이야 희번덕 거리던 말던
남아있는 상추에 고기 몇점 얹어서
주둥이가 터져라
입으로 밀어 넣는게 고작 이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피터 작성시간 19.06.27 ㅎ 글초반에 형님음모 실패할줄 알았네요
그런분들 식사도 알아서 조신하게 합니다
그분덕분에 동창회 분위기는 좋았겠네요
능력도 있는분이니 인기가 있을만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등애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6.27 어쨋든 그 친구 반듯하고...
멋진 친구.
내가 에둘러 매력없는 친구로 표현한것뿐이지...ㅎ -
작성자나 그 네 작성시간 19.06.28 거사가 음모인척 자랑질 하는데 왜
기죽는건 나 여.?..쇠주는 안마셨나.?..^^ -
답댓글 작성자등애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6.28 ㅎㅎ쐬주는 우덜끼리 마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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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사월 작성시간 19.06.29 앞으로 음모는 한자로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