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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민순 작성시간23.09.21 고향 가는 길
------------------------------------------------------ 박 민 순
빈 호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매정한 도시의 거리를
밀리며 밀치면서 걸어간다
사람을 버린 사람들과 사람이 버린 사람들이
칼날처럼 날이 선 모습으로 오가고 있다
어깨를 툭 치면서 손이라도 마주잡을 그 사람은 지금
어느 거리를 헤매고 있는가?
노을이 하늘에 구운 것은 사랑만이 아니었다
지난날 생각들 아무리 뒤져도 내 안에 없는 이
등 돌린 미움까지도 산마루에 걸어 놓고
이젠 되었단 듯
손 아예 툭툭, 터는 높은 하늘
늦은 밤 버스 안에는 짐짝처럼 떠밀린 사람들
외로 접은 고개 다시 풀어 세워보지만
높은 하늘에 흰 싸라기를 엎질러 놓았나?
별이 저리 총총한데
오히려 너무 크고 둥글어 허전한 보름달
구부러진 논두렁길 지나고
흐벅지게 피어있는 하얀 박꽃 돌담장
그 너머에 내가 살았던 옛 둥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