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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생존신고

작성자도깨비불|작성시간24.05.19|조회수346 목록 댓글 31

 

피곤한 몸도 아침에는 저절로 알아서 일어나게 되고

씻지도 않고 그냥 뜨거운 커피잔을 쥔 채

깊은 흔들 의자에 앉아서 열려있는 창 밖을 멍 하니 내다보니까

작은 새 두 마리가 전기줄에 나란히 앉는다.

 

짧은 목에 통통하고 매력적인 목성형 구름 엉덩이를 가졌다.

앉자마자 한 새가 머리를 옆으로 눕히며 곁에 있는 새에게 떠든다.

듣고 있던 곁 새는 웃음을 치는지 고개를 들어 제꼈다.

 

나는 귀를 모아 둘의 얘기를 듣고 싶었다.

가만히 몸을 움직이지 않고 들음을 통역해보면;

 

• 네가 행복하다니 기뻐

• 그건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 것 같아

 

• 그건 사실이니까 바꿀 수 없어

• 넌 내 마음을 어지러워지게 해

 

• 난 기회가 있었어

• 니가 다 망쳤어

 

• 내 유일한 행운을 내가 버렸어 

• 네 잎 클로버처럼 완벽하라고 말한건 아니었잖아

 

• 내가 좋은 새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 다시 한 번 내 것이 되어봐

•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게 만들어 볼께

• 난 시도해 볼 거야

 

• 넌 정말 이해가 안 돼

• 넌 1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어

 

• 난 절대 이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어

• 네가 내 마음이 그리워할 새이기 때문에 아파

 

• 나는 그 순간을 되돌릴 수 없어

• 난 네 행복을 바꿀 수 없어

 

• 지금 날 쳐다보지마 난 망가졌어

• 마치 내가 총에 맞은 것 같아 

 

ㅋㅋㅋ 내 맘대로 시나리오 통역  

 

저것들이 하루종일 떠들겠네.

둘 사이에서 한 녀석이 바람을 피워서 그런가

계속 똑 같은 말만 돌리고 또 돌리고 그런다. 

 

주제를 알 수가 없어. 

아무래도 경험 많은 내가 나서야 할 것 같아.

 

얘들아 하며 숨겼던 몸을 드러냈다.

• 앗 깜짝야

 

알록달록 매력적인 목성형 구름 엉덩이를 흔들며

투덜거리고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애 새들은 참..

 

지난 반년간 치료하느라 휴직했던 동안에

저의 업계 환경에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완쾌도 덜 된 상태에서도 보직으로 돌아온 지난 석달여 사이에서

벌써 미주 출장을 두번이나 다녀왔습니다.

 

무슨 일들이야 회사일이라서 말 할 수는 없지만

결과에 따라 금방 또 나갈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생존신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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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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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도깨비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5 수의사는 목소리가 들려, 제목이 흥미로움을 뽐내내요. ㅋ 대박나야는데.
    수의사 주인공 캐릭터가 궁금해집니다.
    저를 좋게 평하고 힘 나게 말씀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ㅋ
    항상 행복하세요. ㅋㅋ
  • 작성자윤슬하여 | 작성시간 24.05.19
    구름엉덩이를 가졌다!

    ㅎㅎ
    새의 엉디 곡선이
    무슨 형상을 하고 있는지 알기에
    달콤합니다ㆍ!

    새의 엉디처럼 복스러울라구요

  • 답댓글 작성자도깨비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5 새의 엉덩이 형상을 아신다니 동그란 그리고 포근한 사랑스러운... ㅋㅋㅋ 새의 구름 엉덩이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5.20 네 생존 이겨습니다. 앞ㅇ로 동화 이야기 쓰세요
  • 답댓글 작성자도깨비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5 네. 알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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