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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 prol, 묵은지 세편 연작 올립니다

작성자함박산2|작성시간24.05.23|조회수437 목록 댓글 16


-인간을 늙게 하는것은 나이가 아니라 이상의 결핍에 있다-
-줏어들었음-

좁아터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오며 실수를 했다. 못생긴 강아지랑 눈이 마주친 것이다. 대체적으로 강아지랑 눈이 마주치면 으르렁 거리며 짖거나 낑낑거리며 발꿈치 주변을 맴돌며 같이 놀아달라 치근대거나 하는데 이녀석은 후자의 경우다. 사실나는 못먹는개는 별로 안좋아한다. 낑낑거리며 달라붙는 못생긴 녀석이 귀찮아서 발로 걷어 차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저쪽에서 못생긴 강아지를 흐믓한 표정으로 주시하고있는 똥똥하게 생긴 아줌마의 눈길을 느꼈기 때문이다. 승강기앞에 다다랐을때 똥똥하게 생긴 아줌마는 뒤뚱거리며 뛰어와서는 못생긴 강아지를 갓난아기 다루듯이 조심스레 안고갔다. 잠깐 마주친 눈길이 나를 유괴범 쯤으로 여기는듯 했지만 유감은 없다.

난생처음 위 내시경이란 병원놀이를 했다.먼저 심전도 검사를하고 링거꼽고 입에 젖꼭지 물고 수면주사놓고, 그 짧은시간에 꿈을꾼듯...수십마리의 못생긴 강아지들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지랄들을 하지만 웬일인지 꼼작 할수가 없었다. 못생긴 강아지 무리들에게 체포된듯 하다. 꿈이란, 어떤 억압되고 배척된 소망의 위장된 충족이며, 악몽같은 불쾌한 꿈마저도, 사실은 또다른 소망충족 이라는것이 저 유명한 프로이드 선생 의 주장이다. 허면, 난 못생긴 강아지 때거리에게 체포당하고 싶었던 욕망을 잠재의식 속에 꾹꾹누르며 상상도못할 참을성으로 견디고 있었으며, 오늘에서야 그소망을 충족시킨걸까? 오랜 잠재적 소망을 충족 시켰다니기쁘군. 하지만 나는왜 자꾸만 개꿈 이었을 뿐이라는 비 과학적인 생각이 드는걸까...

깨어보니 간이침대를 삥둘러 커튼이 쳐저있었고 커튼 너머로 동남아(동네 남아도는 아줌마)방송이들렸다. tv연속극 제빵왕 김탁구? 에관한
방송 이었다. 헛기침을 했더니 그중 한 아줌마가 커튼을 걷으며 들이닥치더니(무서워 죽 는줄 알았다 속옷도 안입었는데) 걸을수 있겠냐기에 그렇다 했더니 신 신고 원장님 뵙고 가면 된단다.

원장 선생님은 대뜸 송아지눈을 부라리며 술,담배를 얼마나 하느냐는 서릿빨같은 추궁을 하셨다. 왠지나는 송아지 원장님께 잘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며, 따라서 조신한 자세와 공손한 말투로 성실한 답을 올렸다. 하루에 담배 두갑반정도 피우고 있으며 소주는 일주일에 열병정도 꾸준하게 마셔주고 있다는 이실직고의 말씀을 올렸다. 정직해야 이쁨 받으리라는 신념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위장에는 규칙적인 생활만큼 중요한것이 없다는 소리를 어디서 줏어들은 까닭이다. 송아지원장님 께서는 한숨을 쉬더니 내시경 영상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신다. "위장에 빵꾸났다는말 어디서 들어보셨어요?지금보고있는 위장이 빵꾸나기 직전의 위장입니다.술,담배 계속 그런식으로 하시면 죽습니다!" 헐~ 조직검사결과는 일주일후에 나오니 처방해주는 약 거르지말고 꼭 챙겨먹고 술,담배끊고 일주일후에 보잔다. 꽤 불안했다.


담배는 어쩔수 없었고 술은 안마셨다.약 꼬박꼬박 챙겨먹고 일주일 기다렸다가 병원을 다시찾았다. 사실 일주일 내내 불안 했었다. 조직검사 결과가 맘에 걸린것이다. 다시 송아지원장님을 만났더니 암은 아니고 위계양이 심하단다. 암은 아니라니 다소 안도할수 있었다. 송아지원장님께 공손히 인사를하고(내가 왜이럴까?)처방전으로 약국가서 약을받았는데 무슨균?을죽인다는약 일주일분,위장 낫게하는약 3주일분 이라는데 20리터들이 깜장색 비누리봉다리에 한가득이다. 무거워서 들기조차 힘들만큼, 흠~보기만하고 들어만봐도 배가부르다.한동안 약걱정은 없겠군...

삼주쩨 술을 안마시고있다.하지만 담배는 여전하다. 술보다 담배가 더 해롭다던데...뉘우치며 반성하고 끊어야할 일이지만 그러질 못하고있다. 아직은 죽을때가 아닌게지...진정 죽을때가 되면 때늦은 후회를하며 반성을 하겠지, 그때 그러질 말았어야 하는건데..하면서. 언제쯤 철이 들런지...쯔쯔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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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함박산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위장이든 대장이든 내시경 한다는게 고역 이더라구요
    한 너댓번 했지 싶은데 할때마다 용정을 잘라냈다 그러구 제작년엔 거 머라드라 용정보다 한계급 높은걸 떼냈다 하니 올해는 또 안빼먹고 해봐야겠습니다 하기싫은데...
    월출산 산행 날 잡아 보시이소
    점바치집 가서 길일 잡아 오시면 더 좋구요 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강마을 | 작성시간 24.05.24 함박산2 
    앗띠~~
    월출 악산은 안.못간다고라~~
    산아래 맛집에서
    하여씨나 불러내
    목운동이나 하면 몰라도ㅋㅋ
  • 답댓글 작성자함박산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강마을 거기는 햇사과 들고가야 합니다
    애호박만한 다마크기 로다가
  • 작성자지 인 | 작성시간 24.05.24 이상의 결핌에 있다 정의.
    뜻 대단합니다

    건강검진 이야기글 잘 읽고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함박산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4 감사합니다
    행복한 오후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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