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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문의 전화

작성자다애|작성시간24.05.25|조회수295 목록 댓글 10

 어느 해이었던가. 그 당시에 마침 영어과 교사가 부족하여 교사 모집을 한다는 소문을 들어 궁금하여 교육청에 문의를 했다.

“요즘 경기도 지역의 학교에서 영어과 교사가 부족 사태라 들었는데요. 영어과 정교사 경력이 있어요. 학교에 취업하고 싶어서요.”

“ 나이가 몇이세요?”

“ 41세인데요.“

“ 40세 이상이면 취업이 안 되어요.”

그 여직원은 한 마디로 딱 잘라서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기막힌 실망을 하고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아 단숨에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이 점이 결정적인 실수였다. 몇 가지 더 자세히 문의도 할 겨를도 없이 그냥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고 말았다니...

 

또한 교육청에서 전화를 받고 틀린 답변을 해 준 직원이 지금까지도 원망스럽다. 시민이 전화로 문의를 해 올 경우, 퉁명스럽게 무조건 부정적인 답변을 해선 안 될 일이다. 만일 직원도 상세히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럼 다른 직원에게 물어서 다시 알려준다고 했으면 좋으련만...

 

지금 회상하면 직원을 탓하기 전에 우선 내 불찰이었던가. 그 직원의 말이 좀 믿음이 안 가면 당장 교육청에 직접 찾아가서 자초지종 문의를 했으면 얼마나 이득이었을까. 무조건 취업이 안 되는 줄 알고 쉽사리 포기하고 있던 자신이 한심스럽다. 

 

그날 이후로 40대엔 취업이 무조건 안 되는 줄 알고 10년동안 무의미하게 흘려버렸다. 여고동창들 중에 교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도 학교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한 교사 친구에게 물었다.

 

“나이 제한은 없니?” “의욕이 있고 실력만 충분하다면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강사 일자리는 많아.”  자리가 많다고? 친구의 대답이 내겐 진한 자극제가 되었다. 드디어 50대의 나이에 학교에 재취업을 해서 62세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

 

무슨 문의할 일이 있어 알아볼 경우, 전화 받는 직원의 말만 맹신하지 말자. 찜찜한 생각이 들면 반드시 직접 찾아가서 상세한 문의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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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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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6 40대에 초등학교 정교사 되는 길이 있었는데... 교육청 담당자를 찾아가지 않아서 재취업의 길을 몰랐지요.
  • 작성자달항아리 | 작성시간 24.05.26 잘못된 전화 응대로 놓치신 기회가 아깝습니다.
    영어를 전공하셨나봅니다.
    부럽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6 정교사 6년이 넘 아쉬워 기간제교사, 강사로 활동했지요.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5.26 아이구~~안타까워요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6 네, 내 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알아봐야 정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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