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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우리 집안의 6.25의 비극

작성자리디아|작성시간24.06.06|조회수428 목록 댓글 51

울 부모님은 이북 함경도 출신이세요.
아버지는 함흥.엄마는 흥남.
6.25 당시~아버지는.고급 중학교 2학년 (지금의 고등학교 2학년).
당시~학생회장 이었는데...전쟁이 나자 학생들은 소년의용병으로~
조국을 위해~인민을 위해 전쟁터로 나가자~!!!
연설(학생회장이라)하고..
다들 나가고 아버지도 의용군으로..

미군에게 잡혀서~거제도.포로 수용소로.
휴전이 되고.소년병들에게는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고....
당시~이북에서는 일명 부르조아 집안인지라....
수척의 배 소유주 선장.의사.교사.천석군 집안인지라..
이미 인민재판 형식을 거쳐~몇분이 돌아가셨고.학생인 어린 남자들과 나약한 여자들만 남아있던터라...이북으로 돌아간다해도 조만간 인민재판으로 사형 당할 확률이 크기에~한국군으로 남기로....
서울에 유학 간 큰아버지는 전쟁이 나자 한국군으로 입대.

할머니..삼촌 .큰엄마.사촌언니는 비행기 폭격 피해서 미군 배에 잠시 피신해 있는다는 게~마냥 남으로 흘러흘러 부산으로..부산 피난민 판자촌 마을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두분이 판자촌 천막 이웃이 되었어요.
마침~양가 모두 장성한 아들딸이 있었기에 ~사진관에서 예식복 빌려 입고 두 분만 결혼사진만 찍고는~
서울에 직장을 얻게 된 아버지와 이웃집인 울 엄마를 결혼 시켜서 서울로 보내게 되어~
나라에서 서울 미아리 공동묘지 옆 빈 땅 시유지에 집터를 나누어 주어서~
직접.나무와 벽돌로 집을 짓고.터전을 마련~저는 집짓기 전에 판자촌 천막에서 태어났답니다.

부산에서 할머니 .삼촌 .큰어머니와 사촌언니도 서울로 올라와서..
모두 같이 살았답니다.
아버지 혼자 돈 버시고 엄마는 살림하시고~대 가족 꾸려 갔지요.

그러다~서울에서 전쟁통에 헤어진 큰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미 큰아버지는~서울 신여성과 결혼해서 자녀도 있었습니다.
큰아버지는 전쟁에 가족이 피난 나오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셨기에.....ㅜ
서울에서 결혼 했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큰어머니는 격노.
큰 엄마의 반대로~(당시 큰어머니에게는 이북에서 신혼 초에 낳은 딸만.
서울 그 분은 큰아버지와는 아들을 두었지만...호적에 못 올렸어요.
큰어머니가 극렬히 반대하셔서..)
큰 아버지는 두집 살림을 하시며...
평생을 큰엄마에게 구박 받고 죄인 처럼 사셨습니다 .

작은 아들인 울 아버지가~ 할머니와 삼촌과 외갓집에 놀러 왔다가 같이 피난 온 친척 언니까지~모두 같이 살았답니다
울 엄마는 시댁 대가족에.우리 4남매 까지
평생을 가족 보살피다가 11년전에 돌아가셨답니다.

ㅡ ㅡ ㅡ ㅡ ㅡ ㅡ

재작년 현충일 전날에는 아버지랑 동작동 국립묘지로 참배
작년 현충일 연휴에는 아버지가 묻히실 괴산 호국 충효원으로 ~
어제는~그나마 북한이 가까운 강화도로 외식 겸 나들이~

북쪽 바닷가를 바라 보시며...
" 나 죽기 전에 고향 땅에.가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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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리디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6 네. 지금 94세 이신데..
    아직은 ...괘안으시지만...
    기력이 예전만은 못하시네요
  • 작성자달항아리 | 작성시간 24.06.06 동족 상잔의 비극이 리디아님 가정도 할퀴고 지나갔군요.
    그래도 그 어려움 잘 이겨내신 리디아님의 부모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아버님 생전에 고향 땅 밟으실 날이 꼭! 꼭! 오기를 기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리디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6 날이 갈수록 가능성은 희박해지지만...
    아버지는 마지막 끈을 놓치는 못하실 듯요
  • 작성자비온뒤 | 작성시간 24.06.07 분단과 전쟁이 가져온 우리민족의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보는듯 합니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이 비극이 언제 끝날지...
    리디아님 힘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리디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8 80세 이전의 전쟁 후 세대들에겐
    실향민의 한이 없을 듯 하네요.
    먼나라 이야기 같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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