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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6월7일 출석부

작성자페이지|작성시간24.06.06|조회수401 목록 댓글 93

1.
감사

바빠서 미루다가
늦게 받은
건강 검진
결과가
이상 없음으로 나왔다.

딸 결혼식 날짜 잡고
다이어트에 돌입한 지 2개월째.

모로실 다이어트와 병행해서
저녁 7시 이후에는 금식.
그리고
최소 일만보 이상 걷기를
일주일에 5회 실시.

54킬로였다가
52킬로
51킬로
드디어 50킬로를 찍었다.
성취감에
너무 기쁘다.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기까지
그 과정은
지루하고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체중계의 눈금을
확인하는 순간
기분이 끝내준다.

이젠
무얼 입어도
자신감 뿜뿜.

그간 못 입고
걸어만 두었던 옷들
다시 차려입으니
걸음걸이도 당당해진다.

2.
무지외반

체중계에 맨발로 올라가
인증 사진을 찍다보니

무지외반으로 인해
변형된
내 못생긴 발이
도드라져 보인다.

초승달처럼
곱던 발에
하이힐 신고
밍크를 입었다가 벗었다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열일하고
퇴근.

퉁퉁 부어
아픈 발을
주무르며
딸들 볼세라
욕실에서
몰래 흘리던 눈물.

뼈가 저렇게 변형될 정도로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지 앞가림하게
다 키운 나 자신이
참으로
대견하다.

주인 잘 못 만나서
고생한
가여운
내 발.

쓰담 쓰담
칭찬 해주고파.

3.
보람. 그리고 身言書判.

내 수업을 듣는 성인 여학생들
얼굴은 이쁜데
필체가 엉망진창.

붓펜을 선물로 주면서

치아만 교정할게 아니고
필체의 교정도 합시다 하며
숙제를 내줬더니
열심히 잘해온다



숙제 검사 후
수업 때마다
필기를 시켜보니
일취월장.

일일신 우일신
점점
늘어가는 필체를 보니
보람을 느낀다.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선생님 소리를 들어보겠나,

보람을 느끼며
매 순간마다
감사 또 감사.


4.
시샘 혹은 질투.

언니보다 먼저 시집을 간
둘째 딸은
이번에 시집가는 언니한테
콤플렉스가 은근히 많았나 보다.

자기 신랑이
훨씬 더 잘생겼다는 둥
키도 지 신랑이
형부보다
훨씬 더 크다는 둥,
언니는 사십이 다되어
늙어가지고
무슨 시집을 가냐는 둥
어찌나 시샘을 하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혹여 언니한테 뭔가를 더해주나
언니는
동생만큼 나는 왜 안 해주나

친 자매 간에도
이렇게 시샘을 하는데

하물며
남남끼리 모인
카페에서는 오죽할까.

누구는
남자를 집으로 불러들여서
샤워를 했네

여행 가서
한방에서
자고 나오는 걸 봤네 어쨌네

돈을 달래서
헤어졌네 어쨌네

아이고 두야~

남이야
전봇대를
이쑤시개로 쓰던 말던

내가 눈으로 직접 보고
당사자한테 확인하지 않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가지고
본인 생각을 첨부해서
확대하고 뼈를 붙이고
살을 보태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퍼뜨리고

"너를 걱정해서 말해주는 거야
이런 소문이 돌더라~"

크게 생각해 주는 것처럼
전해주는 사람들.

소문의 당사자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막말로
미성년자도 아니고

50도 넘은
성인들인데

사귀던
삼귀던
무슨 상관?

본인한테 피해 간 게 있다면
당근 가만있으면 안 되겠지만
왜 남의 사생활에
그리들 핏대를 올리는 건지.

하긴 뭐
내 속으로 낳은
자식들끼리도
샘을 내서
지지고 볶는데
더 말해 무엇하랴.

5.
걱정거리.

큰딸이 키우는
말 만한 강아지를
신혼여행 기간 동안
어미더러 봐달란다.



일하는 어미라
바쁜 줄 뻔히 알면서

하루에 한 번씩
산책도 꼭 시켜야 한다는데
개 산책을 시키려다가
내가 끌려다니게 생겼으니
이거야 원
평소에 보내던 개유치원은
열흘 이상 맡기려니
너무 비싸다나 뭐래나......


걱정을 해서
걱정이 사라진다면
밤새도록
걱정만
할 텐데

어찌하면
좋을지


나의 하나님
저에게
지혜를 주시옵소서

기도 하며

이만
출석부
마무리하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자야겠습니다.

*삼귀다=

신조어이며
사귀다보다
한 단계
전의 단계를
삼귀다라고 요즘 한다네요.
ㅎㅎ.*

제 덕분에
신조어도 하나 알게 되셨으니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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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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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페이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7
    파이팅팅
    막차 타고 오신 별님
    아니지 참 이 시간이 별님의 활동 시간이신거죠.
    반짝 반짝^^~

    댓글 이모티콘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6.07 페이지님 못하시는게 없으시는 분 장하십니다 발 보니 가슴아프네요 치열한 삶의 흔적입니다 자신 관리도 철저하시고 안과 밖으로 빈틈없으신분 우리 삶방은 모두 훌륭한 분들로 구성되었다 여겨집니다 출석이 늦었습니다
    예쁘고 항상 행복하시길요~^^
  • 답댓글 작성자페이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7 우리 운선님~^^
    오늘은 많이 바쁘셨군요.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자식을 위해서라면
    힘들어도 꾸욱 참을 수 밖에요.

    이제
    다 키워서
    짝 찾아 떠난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당일날
    얼마나 울지
    지금부터
    울지 않는 연습 해야겠습니다.
    우리 운선님.
    피곤한 몸
    편히 쉬시고
    고운 밤 되세요.^^♡




  • 작성자몽연1 | 작성시간 24.06.29 으흐흐흐...읽었어요.
    꼴에 중국어방 총무 한답시고 띠엄띠엄
    하던 때가 있었으니 하필 그대가 있었구랴.
    어흑...주글죄를 졌다요.
    그 이쁜 발...좀 삐딱하면 어떻소
    따악 버팅기는 힘을 주느라 갸도 무진 애를
    쓴것을...^^
    자알 풀어 쓴 장문의 글ㅇㅔ서
    삼귄다는 말...필체도 교정해야 한다는 말
    성인되어 뭔 상관이냐라는 말
    새기오.^^
  • 답댓글 작성자페이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9 나는
    어좁녀다보니
    입는 옷마다 가심이 본의 아니게 다 보인다오.

    토욜날 입을 원피스가
    딱 그 꼴이니
    그거 가릴 나시 사러
    이제 일 끝나서
    지금
    비오는데
    고터 가는중이랍니다..

    사는게 참으로 거시기 하구려 ㅋㅋㅋ.

    대에충 살고파요.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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