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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유월 12일 출석부 오붓한 나만의 여름

작성자운선|작성시간24.06.12|조회수425 목록 댓글 94

레몬을 깨끗이 씻어 껍질 대강만 벗기고

숭숭 썰어 정수기 물 넣고 대충 휘릭 갈아

꿀과 같이 섞어 냉장고에 넣고 가끔 마시면

피로 회복제로는 그만이라기에 해봤더니

 

진짜 시원 새콤 달콤 달달 먹기도 좋고

먹은 후엔 몸도 가뿐한 거 같다

 

딸애도 줬더니 “엄마 정말 몸이 가뿐한 거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레몬 만원어치 사다가 두 병 해뒀다

 

여름엔 더워서 소화가 늦고

겨울엔 추워서 웅크리고 있자니 소화가 늦다

 

오이와 미역으로 냉국을 해서 밥을 말아도

좋고 금방 뽑은 열무로 물김치 담가서

밥 한술 열무 국물 한술 떠도 좋은 여름살이

 

인간 사

이해 안 되는 게 있는데

 

얼마 전까지도 햇살을 찬양하며

햇살로 이불 두른 돌담길을 찬찬히

아끼듯 걸어 다닌 듯 했는데

 

세월이 계절이 내 마음을 언제 이렇게

식은 죽사발처럼 바꿔 놨는지 도통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나는 죽자고

그늘로 그늘로만 찾아 들며 집으로 왔다네

 

양지쪽에 앉아 두꺼운 털 쉐터에 턱을 묻고

으양양 고양이 소리라도 지르고 싶도록

포근했던 행복은 무심결에 저리 밀어 놓았더라도

사람이 참 그렇다,

 

이제는

속눈썹만큼 내려 덮인 빈약한 그늘이라도

얼마나 반가운지 주책없이 뛰어드는

경박함이라니 쯧쯧

 

찬 음식이 위를 괴롭히고 편도와 식도를

악화시키니 멀리하라고 요즘 귀한 의사님이

떠먹이듯 이르던데

 

그늘로 은신해 돌아온 집에서 맨 먼저

찾아 드는 것은 냉수와 과일

 

국수 삶아 찬 육수에 말고 고명으로

차게 식은 오이와 열무

얼음 박힌 묵은지 쭝쭝 썰어 올린

 

건더기와 국물

모두 차디찬 것들 뿐

 

그리고는 밤새 잔기침 소리 캥캥 짖어대니

어릴 적 오갈 데 없어 공동묘지 근처에

얻어들었던 그 집 뒤란에 내려와 울던 삶쾡이 울음

닮은 캥캥 갸릉갸릉~

 

오빠 없는 집 동생인 딸이 차지하더니

날이 더워지니 짐 싸 들고 오가는 것도 일이라

안 오겠다네

 

좋구나! 에헤라 디여~~

올여름은 통 채로 내 것

나를 위해 먹고 나만 생각하며 지내면 되는

 

살면서 내게 이런 날도 있을까 지화자~~덩실

내 생애 최고로 편한 여름이 될터이니

 

6월의 밤이 깊어 간다

 

 

 

 

 

~~~~~~~

과거와 미래  그리고 오늘 살아가는 이야기로

울고 웃는 삶의 방 회원님들

첫 더위

첫 추위 

이 둘은 처음이 힘듭니다

이 번 주 바짝 더울 거 같습니다 

 

건강 챙기세요 

하시던 일 줄이지는 못하더라도 

건강 돌아 봐 가시며 하셔야 합니다 

건강한 유월 잘 보내시길 비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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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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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3 이쁜 피케티야 그려 너가 마음 편한 곳이라면 놀렴 산과들
    새와 곤충 농작물 좋아하는 순수한 피케티는 자신만의 성안에서는 공주도 되고 왕비도 되렴 너만 행복하다면 얼마던지 ㅎ 이제 집에 돌아왔네 만원 버스타고
  • 답댓글 작성자T 피케티 | 작성시간 24.06.13 운선 
    운선 언니야~^*^
    그냥~불러봤어요~💗💗

    부디부디~
    건강하시고 행복만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3 T 피케티 옹야~♡♡♡
  • 작성자비온뒤 | 작성시간 24.06.13 맘이 편하신가 봅니다.
    글에 여우가 묻어나네요...
    지각 출석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4 ㅎㅎ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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