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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나이 든다는 것

작성자청솔.|작성시간24.06.20|조회수269 목록 댓글 28

나이 든다는 것

 

지공대사가 된지도 어언 7년이 지났다

이후로 지하철은 공짜로 타고 다닌다

코로나 이후로는 외출을 극도로 자제해서

별로 지하철을 타지는 않았다

주로 차를 직접 몰고 다녔다

 

우리 세는 나이로 73세란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다

부모님 들께서 환갑도 못 드시고 

또 칠순을 갓 넘기고 돌아가셨다

두 분 보다는 내가 더 오래 살고있는 셈이다

 

나이들면서 이런저런 변화가 많다

그 중에서 몇 가지가 불현듯 떠올라서

이 글을 쓸 생각을 하였다

 

1.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잘 먹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먹는 양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입에 좀 맞는 음식이 있어 과식을 하게 되면

금방 탈이 난다

 

탈이 났다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2주 정도 시간이 지나야 원위치가 되는 거 같다

젊어서 점심으로 먹던 잡채밥이 요즘은 두 끼다

잡채밥을 시키면 반으로 갈라서 두 끼에 먹는다

 

유투버 들이 올리는 먹방을 보면 정말 부럽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엄청나게 먹는다

나도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다

 

예전에 회사에서 받았던 밥그릇 셋트

밥그릇이 요즘 국그릇 만하다

그 걸로 아침과 저녁을 먹었다

접대를 하거나 회식을 하면 더 먹었다

 

2. 옷 들이 많이 커졌다

한 때 유럽에 본사가 있는 회사엘 다녔다

유럽인 들은 콤비를 주로 입는다

 

종로3가에 있던 반도패션 매장에 가서 옷을 사입었다

닥스 콤비가 좋은 옷 들이 많았다

바지도 37인치하고도 반이었다

거기 맞는 칫수가 많았다

지금은 3인치쯤 줄였다. 체중도 10kg나 줄였다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한 옷 들이 옷장 가득이다

가끔 걸쳐보면 거적대기를 걸친 듯하다

마치 코트를 입은 거 같다

 

몸집 큰 친구 준다고 불렀다가 퇴짜를 맞았다

그 친구 몸에도 옷 들이 너무 컸다

이제 대거 정리를 해야할 거 같다

 

3. 산행지가 바뀌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게 1993년이다

내 나이 42세 때다

소개받은 청계산 옛골 코스를 매주 다녔다

주5일 근무라서 토요일마다 청계산엘 갔다

 

도로포장도 안 된 종점 부근엔 먼지만 날렸다

표지판도 거의 없었다. 마주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호젓한 산행길이었다

 

그러다가 2003년 봄 청계산 이수봉 근처에서 마주친

고교동기 산악회 친구들과 바로 합류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 인근의 산을 순회했다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청계산, 관악산, 광교산, 등등

산행코스도 매번 달랐다

 

매월 한 번씩은 총 고교교우회 합동산행을 갔다

전국의 명산을 대충 다 누비고 다녔다

새벽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산엘 다녔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주흘산, 월악산

월출산, 태백산, 소백산, 백덕산, 화악산, 기타 등등

대피소에서 새우잠을 자고 하는 산행도 했다

 

요즘은 동네에 있는 우면산엘 주로 다닌다

 

4. 옆에서 노는 친구들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소위 불알친구들과 많이 어울렸다

가족동반으로 전국의 휴양지를 누볐다

특히 여름휴가 때는 어김없이 함께 했다

산으로 바다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때마침 불어닥친 휴양림 열풍으로

전국의 유명하다는 휴양림을 거의 다 섭렵했다

바글바글 발 디딜 틈없는 해수욕장에도 다녔다

 

유명하다는 전국의 콘도를 다 누비고 다녔다

어디서 그렇게 숙박권이 생기고 회원권이 생겼는지...

회사 직원들과도 가고 대학동기들과도 갔다

모두 가족동반 여행이었다. 온천도 많이 다녔다

요즘은 집에 있는게 제일 편하다고 느낀다

 

불알친구 들에서 대학동기 들로 바뀌었던 친구들

요즘은 전우회 선후배 들과 여행을 가게 된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단합대회도 하고 그런다

 

전에는 주로 직접 만나서 놀던 친구 들이 멀어지고

인터넷 카페에서 주로 만나는 친구 들이 늘었다

고교동기 산악회, 고교 동기회, 대학 동기회, 대학 동창회,

전우회, 다음카페, 밴드, 기타 등등

 

5. 의료비가 많이 늘었다

내 의료비는 물론이지만 집사람 병원비가 장난 아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보니 병원 순례를 한다

심장내과에도 다니고 신경외과에도 다닌다

근골격계 문제로 시술이다 주사치료다 해서 돈이 깨진다

한번에 몇 십만원, 몇 백만원이 기본이다

 

다행이 의료보험 덕분으로 동네 병원은 거의 거저다

예전엔 병원엘 거의 안 다닌 거 같은데

요즘은 가끔식이라도 동네 병원엘 간다

소화불량이나 피부트러블이 주 증상이다

집에 이런저런 피부과 연고제가 즐비하다

먹다 남은 약봉지도 여러개다

 

무엇보다도 이빨에 문제가 생긴다

금으로 씌운 이빨이 여러개나 되고

수시로 가서 땜질도 해야 한다

한번 땜질하려면 개당 최소 10만원이다

몇 대 고치고 나면 수십만원이 기본이다

앞으로 더 늘어날거란 생각이 든다

 

맺는 말

위에 적은 거 외에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지면도 그렇고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과연 생노병사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그래도 TV나 인터넷에 나오는 것처럼

치매나 중풍에 걸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게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동기 들 중에 벌써 여러 명이 세상을 떴다

가까운 후배도 얼마 전에 폐암+코로나로 갔다

요양병원으로 간 친구 들도 여럿이고

암투병을 하고 있는 친구 들도 있다

위를 잘라내고 하루에 조금씩 7끼를 먹는다고 한다

 

대장암에 이어 폐암으로 전이가 돼서

무지하게 고생을 하고 살아난 친구도 있다

형편이 어려워 동기들이 모금운동도 했다

 

부디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날까지 큰 탈 없이

버텨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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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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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0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네요 나이들면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해지는군요

    글 장황하게 쓴 걸 가지고
    오히려 수고했다고 해 주시니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글 솜씨가 없다보니
    자연히 글이 길어집니다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6.21 건강하게 살아 야 합니다. 조심하고 운동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1 네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리야 | 작성시간 24.06.21 노년에는
    생활패턴이
    아무래도 달라 지지요
    노화가 오는것을 막을수가 없더이다
    시각 청각 입맛 걸음걸이
    체형들이
    근육 질이 빠지고
    스르르. 노인성 체형으로
    변 해 가고요
    건망증도 심해 지지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1 맞습니다
    머리는 자꾸 빠지고
    여기저기 시큰거리고
    무리하면 뻐근하고...

    저는 과식만 안하면 되는데
    입에서 땡기면 자꾸 먹게 됩니다

    건망증도 문제지요
    옛날일은 잘 기억하는데
    바로 전 일이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돌아서면 까먹으니...ㅜㅜ

    주전자도 휘슬주전자 아니면
    불날뻔하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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