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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에게 쓰는 편지(제533信)
5월에 이어 6월에도 다정했던 친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하늘나라로 떠났단다.
살아 있는 그리운 친구들 얼굴을 보고싶어하던 차에 때마침 단계회(동창회) 모임 연락이 와서 안국역 근처 '묵호횟집'으로
갔더니 '종심의 언덕'이라는 시집이 기다리고 있었지 않았겠니?
종심(從心)이라는 말은 나이가 70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고전 논어 위정편에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는 문장이 있는데 그것을 풀이하면 "세상 나이 70이
되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데로 하더라도 절대로 법도를 넘지 않았다"인 것이다.
친구들과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외할아버지는 귀가하는 지하철에서 보란듯이 선물로 받은 아름다운 시집을 펼쳐들고
읽으며 시인을 그리워하다가 '세월'이란 제목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사람은 태어나면 보람된 삶을 살다가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는데 그것을 잘 표현한 그 시가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시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외할아버지는 '억새풀 은빛 몸짓(1), 그리운 여백(2), 종심의 언덕(3)' 등 3권의 시집을 내고 훌륭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원호 할아버지가 참 부러웠다.
사랑스러운 향아!
일본의 기독교 사상가로 '구안록(1)'과 '나는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었는가(2)' 등의 종교서적을 펴낸 내촌감삼(1861 - 1930 /
內村鑑三 우찌무라 간조)는 이런 어록을 남겼다.
"사람이 한 가지쯤 손해를 각오하고 하는 일을 갖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사회에 대단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외할아버지가 하고 있는 '미터법 바르게 쓰기' 운동이 우리 대한민국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유용한 일이면 좋겠구나.
아무튼 남들이 손가락질하며 비웃더라도 '미터법 바르게 쓰기 및 엉터리 미터법 퇴치' 운동에 열심을 다하련다.
그럼 친구로부터 시집 '종심의 언덕'을 선물로 받고 한없이 기뻤던 일을 자랑으로 소개하면서 오늘은 이만 줄이는 바이다.
2024년6월18(화) 목화와 물레를 사랑하고 해평의 베틀山을 그리워하는 외할아버지로부터
[ 종심의 언덕 / 김원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