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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작성자그산|작성시간24.06.28|조회수291 목록 댓글 22

영월 독신자합숙소에서 살던 노총각시절

회사내 총각후배들과 합숙소 아래 자주 가던 작은 슈퍼가 있었다

그 슈퍼에는 나와 동갑인 마음씨 좋은 충주댁 아줌마가

안주인이었고 남편과는 꽤 나이차이가 있는것 같았다

슈퍼안쪽에는 자그마한 룸이 있었고

나는 후배들과 퇴근후 자주가서 맥주를 먹었었다

어느날 가보니 설흔 안팎의 아가씨가 슈퍼안주인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서빙하고 있었다

그아가씨는 우리가 시킨 맥주 몇병과 마른안주를 가지고

룸에 들어와서 자연스레 합석을 하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통하는 바가 있었고 알고보니 가게뒤 언덕에 있는 예배당

목사님 따님이었고 영월읍내 모여고출신이고 서울의 명문대를 나온 재원이었다

그녀는 제천에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와는 술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영월읍내 탁구장에 동생들과 그녀가 피자내기를 하자고 해서 갔는데

그녀의 탁구실력이 월등해 우리편이 져서 큰형인 내가 피자 몇판을 시켰다

그때까지 나는 피자를 먹어본적도 없고 처음보았다

 

어느날 저녁 우리는 그녀와 영월읍내 극장식스탠드빠를 가게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여고후배 두명을 불러내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중 한명은 상당한 미모이고 영월방송국 아나운서라고 했다

거기서 우리는 돌아가면서 노래를 하나씩 불렀고 미모의 그녀는 당시 유행하던

김민우의 사랑일뿐야를 불렀다. 나는 거기서 그녀에게 필이 꽃혔는데

알고보니 그녀도 이미 약혼자가 있는 여성이라 한다

그해 추석때 가게방에서 자주 만나던 그녀와 영주 부석사에 가기로 했다가

내마음이 흔들려 취소하였고 그후부터 우리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었다

그후 그집에서 그녀를 다시 보지 못했고 주인 아줌마도 물건 공급해주는 총각과

바람이 나서 도망가버려 저절로 그집과 발을 끊게 되었다

 

 

청령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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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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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8 운선작가님 반갑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은 90년대 초반 슈퍼내에서의 짧은 만남이었고
    따로 만남이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카페에서 어느분이 피자를 얘기하시길래
    생각해보니 피자를 처음 먹게 된게 그녀와 함께간 탁구장안에서 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미숙하고 어설픈 젊은날의 추억들입니다 ^^
  • 작성자달항아리 | 작성시간 24.06.29 그산님의 글을 읽노라면, 오래 전 일을 상세히 묘사하시는 기억력에 자주 놀랍니다.
    그것은 그산님의 머리가 좋으신 것 때문이기도 하고
    예나 지금이나 성실의 아이콘이시니 자기 앞의 삶에 충실하셨기에 걸어오신 궤적이 또렷하게 간직된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김민우의 사랑일 뿐야, 저도 그 노래 좋아합니다.
    선율이 아주 서정적이고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시원하게 터지지요.
    그런데 가사는 한 플레이보이가 오랜 여성 편력을 끝내고 한 여성에게 정착하려는 시점의 노래 같아요ㅎㅎ
    저도 이 글의 끝 부분 반전이 참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
    저 위 몸님 글도 유부녀가 도망간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에선 그 여자 이야기가 글의 주제이기 때문인지 그 남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화가 나더니
    이글에선 끝부분 반전으로만 잠시 등장해서인가 그냥 웃었네요. ^^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9 달항아리님 반갑습니다
    집앞에서 천안터미날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답글을 씁니다 저는 개인블로그에 틈틈이 글을
    쓰기에 예전 일들을 금방 소환할수 있습니다
    한사건을. 생각하다보면 그시절 함께했던 사람들과 좋아하던 노래가 같이 떠오르지요
    몸님의 글은 아직 인읽어 봤고 충주상회로
    기억되는 그집도 얼마전에 가보니 없어졌더군요
    늘 따뜻한 댓글로 응원해주시는 달항아리님에게
    감사드리며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6.29 바람난 여자 총각~~한편의 소설 같아요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9 반갑습니다
    남편은 매일 일나가시고
    젊은 안주인이 친절한 총각과
    바람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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