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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사랑의 노름꾼이 되고 싶다

작성자보슬비|작성시간24.07.03|조회수548 목록 댓글 19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노랫말에 나오는 가사다.

 

울 엄니의 애창곡 3곡을 뽑으라 하면

"울어라 열풍아" "동백아가씨" "눈물을 감추고"이며

 

하늘나라 소풍 가신 지 6년이 지났지만

울 엄니가 그리울 땐

폰 속에 녹음 저장된 엄니가 부르신 노래를 듣는데

3곡의 애창곡도 듣지만

간혹 엄니가 부르신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구절을 듣기도 한다.

 

지금

엄니가 살아 계신다면 100세가 된다.

 

나이로 치면 구닥다리 할머니가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부르는 이유는

 

못난 아들의 연애사를 훤히 꿰뚫고 있다 보니

아들의 실패한 사랑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 주시려고

엄니 나이 60 넘어 배우셔서 흥얼거린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엄니 나이 80 넘어

치매라는 병에 걸려 정신이 혼미할 때에

엄니랑 둘이서 맞고를 치다 보면

 

"창밖의 여자" 가사 중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를 반복하시면서

아들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아들한테 약을 올려 아들 돈을 따셨다.

 

엄니 살아생전

엄니랑 고스톱 쳐서 한 번도 따 본 적이 없으며

 

엄니한테 잃은 돈의 액수는

대충 계산하여도 승용차 1대 값은 되지 않을까?

 

엄마와 아들

둘이서 치는 맞고 고스톱 판에는

이견이나 다툼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진리이다.

 

10년 전

엄니랑 고스톱 칠 때의 사진을 꺼내어 보면서

보라색 매니큐어를 칠 해 주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

 

----------------------------------------------------------------

 

이틀 전

노름판에서 어슬렁 거리는 꿈을 꾸었다.

 

고스톱 판에

판돈이 없어

끼어들지는 못하고

구경꾼으로 참관만 하였다.

 

점당 만원짜리가 아닌

한판 승부로 가진 돈 몰아주기였는데

 

A는

3 사꾸라 띠만 먹으면

홍단을 하여 승리를 할 수 있었고

 

B는

8 공산 열만 먹으면

고도리를 하여 승리를 할 수 있었는데

 

C의 패에는

사꾸라 띠와 공산 열을 들고 있어

어느 것을 내줄까?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구경꾼 보슬비는

 

노름방에 갓 입문한 A를 응원할까?

노름방에서 안면 있는 B를 응원할까?

 

노름판 끝날 때

차비라도 얻어 볼 요량으로

이리저리 통박을 굴려 보면서

 

A에게 줄을 설까?

B에게 줄을 설까?

고민하다가 A에게 줄을 섰다.

 

보슬비가

A를 선택한 이유는

 

맷집으로 본다면

A가 B보다 강하게 보이지만

 

노름판에서는

쪽수(팬) 많은 사람이 유리하기에 

 

A는 노름방 출입 초보라 아는 사람이 없었고

B는 노름방 고참이라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

 

보슬비는

A를 약자로 판단하고 A에게 줄을 섰다.

(겉으로 드러나는 노골적 응원이 아닌 속으로만)

 

노름방 천장에 달린

CCTV 카메라로 중계되는 모습을

옆방에서 모니터 화면으로 구경하는

구경꾼들의 응원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암만해도 B를 응원하는 구경꾼들이 판을 친다. 

 

구경꾼들 하는 말을 요약하면

 

신입이 고참에게 겁도 없이 무례한 도전을 한다.

노름방 올 때는 아무리 신입이래도 머리 손질이나 하고 오지.

노름방에도 로마법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신입은 알기나 할까? 

신입의 눈매를 보니 품격이 떨어져 노름방 손님 다 떨어지겠다.

 

노름방 구경꾼인지?

노름방 훈수꾼인지?

노름방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듣기 거북하다.

 

노름방에서는

노름꾼이 화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경꾼이던 훈수꾼이던 잠자코 있는 게

노름방의 예의가 아닐는지? 하수 노름꾼이 구시렁거려 본다.

 

꿈이 깨기 전

노름꾼 A와 B의 승부 결과는

C의 쇼당으로 무승부가 되었다.

 

노름꾼 A와 B에게는

노름꾼의 우정이 지속되길 바라며

 

중재에 나서

고스톱 승부를 무승부로 만든

노름꾼 C에게는 무한한 영광만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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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보슬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5 new 님의
    추측이 틀렸습니다.

    지금까지
    잘 하고 계셨으니
    의기소침 하지 마시옵소서.
  • 작성자예비백수 | 작성시간 24.07.03 꿈속이긴 하지만
    홍단과 고도리로 각각 점수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패를 가진 두 사람,
    그리고 그 두 사람에게 꼭 필요한 패를 한 장씩 소유한 다른 한 사람이 쇼당을 부름으로써,
    누구 하나 손해 보는 일 없이 세 사람 모두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신문을 보질 않지만
    소싯적엔 신문의 내용을 보기 전 늘 시사만평을 먼저 보곤 했었답니다.
    그 만평이 내 생각하고 일치하지 않을 때도 아주 가끔은 있었지만….
    어쨌든
    짧은 만평이 긴 글자보다는 뇌리에 오래 머물렀었던 것 같습니다.

    꿈속에서 고스톱 치는 얘기 들었으니,
    이젠 현실로 돌아와
    사랑의 노름판에서 5광+쓰리고 대박 나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보슬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5 new 님의
    댓글을 읽고

    젊은 날
    시사만평에
    숨어 있는 뜻을
    찾아내었을 때의
    희열감이 새삼 떠오릅니다.

    사랑의 노름을 위해
    큰 격려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하경 | 작성시간 24.07.04 진짜~

    저는 저만 머리
    좋은줄 알고
    누가 알아주든 말든
    늘 살짝 자만심에 우쭐하며 살았는데

    지금 잠시 여유시간에 보슬비님 글 정독해서 읽어보니
    진짜 대단 하신거 같아요
    글속에서 무엇을 말씀하고프신지
    내 맘대로. 해석하곤
    고개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정녕 아름다운거 맞습니다
    그것에 대하여선
    다른무엇으로도
    토를 달아선 아니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워떤
    사랑을 하셨길레. ㅋㅋ

    에혀
    진즉에. 알았더라면
    실패하지 않을 사랑을 맹글어 드렸을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움입니다

    늘 지적호기심이
    많은 하경. ㅎ
  • 답댓글 작성자보슬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5 new 며칠 전
    형곡동과 송정동
    골목골목 다 뒤져보아도

    계신 곳을 못찾았습니다.

    시청 앞
    복개천 주차장
    양쪽으로 찾아 보아도
    칼국수, 밀면, 국수집만 보이고
    거제복국집만 눈에 들어 오더군요.

    진즉
    참한
    중신아비를 만났으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텐데.........

    지적호기심이
    충만하신 무늬님
    억수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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