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출석부 수박 좋아~

[운선]

아들이 오는 날은 수박을 사는 날이다

수박은 다른 과일과 달리 한 번 칼을 대 놓으면

다 먹어 치워야 제맛대로 먹는 거니까

마침 온 식구가 모여 있을 때 사는 것이다

아들이 오는 날이면 딸네 식구도

오고 나는 밥과 반찬 장만하느라

바쁘다 푸짐한 밥상이 끝나면 미리 넣어 두었던

수박을 꺼내 갈라서 한 조각씩 훌훌 베어 문다

사위는 과일 귀신이다

과일은 무엇이든 앉은 자리에서 한 바구니

정도 먹어 치우는 실력자다

저번에 북평 장날에 나가서 울긋불긋한 자두

한 바구니 사다 놨더니 저녁에 와서 혼자

와삭와삭 다 해치울 기세로 먹는데

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여서

“김서방 시지 않어?

”예 맛있는데요

수박을 일부러 제일 큰 걸 산다

수박이 크면 한꺼번에 다 먹지 않을 것이고

아들딸네들 실컷 먹고도 남을 것이다

냉장고 귀퉁이에 낮달처럼 날씬한 수박이 남은 날

나도 저들처럼 혼자서 편하게 춥춥 먹어 보고 싶다

아무도 없는 휑한 빈집에 생쥐처럼

소리 없이 앉아

붉은 물 줄줄 흘려가며

춥춥 수박을 마시고 빨고

베어 물다 결국엔 껍질까지

갉아 먹을까 보다

수박은 먹을 사람이 많아야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수박을 보면 사기전에 집에 있을

식구 수부터 세어보게 된다

혼자 사는 세대들은 조각 수박이나 맛볼까

웬만해선 수박을 통째 살 엄두를 못낸다

한 통만 사도 온 식구가 맛볼 수 있는 수박

식구가 많았던 과거엔 큰 다라이에 수박 속을

박박 긁어 넣고 찬물에 설탕을 타서 한 다라이를

만든다

그걸 한 그릇씩 식구들 수대로 돌리면

물배인지 수박 배인지

온 식구 배꼽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먹고는

우린 오늘 수박 한 통으로 온 식구가 배가 터질

지경이라고 자랑삼기도

수박처럼 먹기 좋고 탈 없고 깔끔한 과일이

어디 있을까 수박이 많이 싸지면

이웃집 뉘집 내집에서 수박 반 통씩 들고

문을 두드린다

“내일까지 못 놔둘 거 같아

이거 드셔요~

”이거 냉장고 들어가면 맛없어

잘라 놓은 수박은 바로 다 나눠 먹어야 해

수박 맛처럼

시원한 수박 인심

아들 오는 날이 

수박 사는 날이다

~~~~~

요즘 실습 나가니 육체적으로 

그로기 상태입니다 

아이들과 노는 것도 젊을 적 얘기지 

내 손자 하나 케어하는 것도 병원을 가니마니 

하는데 여러명의 아이들에게 휘둘리니  힘들어요 ㅠㅠ

이제 15일 남았습니다 

어제 눈을 비비고 출석부 올려서 글도 

안 맞고 문맥도 그렇지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더위에 건강 신경

마니 마니 쓰셔야 합니다 ~

[운선]

잘했어요 ~^^

[이나시엔]

저도
수박은
그저
바라만 봅니다~

사서
보관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요ᆢ

요즘
조그만한
미니 수박도
있던데ᆢ

왠지
맛에 품질이
의심 스러워
안 사게 됩니다

그저
모임이나
사람 만날때
먹어보는....

벌써
하루해가
살짝
고개 숙이는듯 요ᆢ

오후시간
편안한 휴식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운선]

마음 먹고 한 통사서 이러지 저러지 못하는 이웃들과 나눠드세요 착하신 이나시엔님 ~

[지호]

과일을 진짜 좋아하시는
사위님 이야기에
지호도 글을 읽으며
자두생각에 침이 고이네요 ㅎ ㅎ

운선 선배님
더위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
사랑합니다^^♡♡♡

[운선]

고마워~지호도 제철과일 자주 자시게나 보약이 따로 없지 밥잘먹고 다니시고 더위 잘 이겨내셔야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