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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7월 6일 출석부(손녀 바보)

작성자베리꽃|작성시간24.07.05|조회수342 목록 댓글 79

어제 갑작스레 큰 딸이 왔다.
강릉에 살고 있는데
내일이 일 년에 두 번 하는
건강검진 날이란다.

딸도 손녀들도
서로 보고파 하는 마음은 크지만
여건 상 자주 만나지는 못하다가

"온 김에 다은이와 효주좀 봤으면..."

하길래
손녀돌보미 선생님께 학원끝나면 할머니 집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라고 했다.

바깥이 왁작지껄하더니 이내 초인종 소리가 나고 귀염둥이들이 들이닥친다.

"이모오~너무 보고 싶었어요"

품에 와락 안기더니
잠시 후 선물이라 하면서 하나씩 내민다.

그 선물의 출처에 가슴이 뭉클해 졌다.

학원을 마쳤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이모만나러 가자고 하신다.

이모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

"선생님, 부탁좀 드려도 될까요?
저희에게 만 원만 꿔주시면
이모에게 선물을 사서 드리고
꾼 돈은 부모님 심부름 열심히 해서 알바비받아 빨리 갚아드릴게요"

딸이 손녀등뒤에서 숙제하는 걸
지켜보고 있으니

"제 등뒤에서 엄마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하면서 이모를 꼭 껴안아 준다.

강릉에서 홀로 사는 딸이
얼마나 든든한 마음이 되었을까.


또 제 버릇 못 고친다고
손녀자랑으로 내일 출석부를 대신 합니다.
장마와 폭염이 연일 교대근무를 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뽀송뽀송한 여름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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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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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신미주 | 작성시간 24.07.07 어제는 바빠서
    하루 늦은 출석합니다.
    베리꽃여사님
    이해해 주세요.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7 늦은 출석이라도 감사해요.
    비오는데 잘 지내시지요?
  • 답댓글 작성자신미주 | 작성시간 24.07.07 베리꽃 네 .덕분에 잘 지냅니다.
  • 작성자호유니 | 작성시간 24.07.08 new 5학년이 표현하는 "제 등뒤에서 엄마의 기운이 느껴진다" 는 말에 감동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었나봅니다
    베리꽃님처럼 글을 아주 잘 쓸것 같아요
    결혼안한 이모의 마음에 큰 감동을 선사했겠어요
    제 코끝도 따라 시큰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8 new '손녀가 저렇게 컷구나' 하고 저도 감동먹었어요.
    제가 그런데 독신을 고집하는 딸은 얼마나 든든하겠어요.
    이런 게 효도같아요.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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