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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노랗게 죽은 풀을..

작성자도깨비불|작성시간24.07.10|조회수269 목록 댓글 35

 

녹색!..

자랑스러운 여름의 색깔,

그 자랑스런 녹색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새들이 놀고 있는 숲속에서는 더운 바람이 식어 나가고

크게 웃는 새들이 내 머릿속 점토판 위에다

녹색 장원의 기억들을 그려넣고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로 그려지는 오늘의 녹색깔 기억들이

훗날 내 입에서

어떤 언어로 썰이 되어 아씨들을 즐겁게 해줄런지,

그건 지금의 흰 내 이빨들이 알지 못 한다. 

 

그리고 다음 계절은

아주 선명한 주홍색깔을 자랑하면서 찾아올거다. 

가을 날씨의 첫 번째 서늘한 숨결에서 철렁,

나의 마음은 비에 씻긴 듯 깨끗한 주홍색들을

반가워 해야만 한다. 

 

녹색의 계절이건 주홍색의 계절이건,

심지어 날카롭게 차가운 계절에도 

혼자사는 내 마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장 대담한 왕의 색깔로 

화려하게 무늬가 박힌 한마리 나비가 되어

늘 사람들 있는 곳으로 비행을 한다. 

 

메아리조차 머물 수 없는 넓은 공간, 

위와 아래를 바다와 하늘이 덮고 있고

그 안에 사람은 많아도 사랑하는 이가 없으니

 

나의 심장은 발가벗겨진 작은 수막 안에서

내 마음의 이야기들만을 들으며

이 넓은 세상의 공간에서 홀로 뛰고 있다.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연인을 가진 사람들은 행복하다. 

혼자 말수없이 살아가다 보니

물가에서 비춰보는 내 아구의 창 속은 텅 비어있다. 

 

새빨간 거짓말 알갱이들이라도 저 안에다 가득 쳐 넣고 싶다. 

 

그래서 입 다문채 바라보는 여름은 

녹색으로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거친 열기에 모두는 고개를 숙이고 복종한다.

 

비로 씻은 얼굴을 가진 깨끗한 아이들처럼

머리부터 발 끝 까지 주홍색 옷을 입은 계절이 오면

나는 왕실무늬 날개의 나비가 되어

아씨의 소두위에 앉아서 사랑을 싸지르고 싶다.

 

느리게 얻어진 아씨의 믿음이라도 좋다. 

새들이 머릿속에다 그려 넣어준 녹색깔의 기억들을

내 흰 이빨들이 드문드문 얼룩처럼 썰을 풀며

아씨를 꼬셔서 눕히는 생각을 하니까

텅 빈 입안이 웃음으로 가득해 지는구나.

 

늙은 프로스트 왕과의 유쾌로운 말 농담,

화려한 드레스로 모든 눈을 부시게 했던 아씨들

그리고 하녀들의 친절함,

늦은 여름에 생겨나는 초록색 어린 잎이 

동쪽에서 부는 젖은 바람에 흔들리듯

나에게 반한 아씨의 깜박이는 눈썹,

지금 있지도 않은 그런 꿈 같은 상상들은

지금의 나를 미친놈같이 행복하게 하네. 

 

질질 웃음을 흘리며 여기까지 글은 써내려 왔고

아직도 심장과 나눌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몸 아랫쪽에서 경고가 뜬다. 

깃털 달린 꽈추가 윙윙거리는 사이렌처럼 급하게 소변을 알려온다. 

아이고.. 모르겠다.

 

그냥 서 있는 자리의 풀에다 소변을 보려고

하늘에서 누가 볼까 올려보니 지나가는 구름만 있고

앞에 나무숲 담벽을 보니 영광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귀여운 나무들만 빽빽하다. 

 

늘 마지막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아랫똬리에게

‘괜찮아 금방이면 끝나’ 이런 이야기를 끝내고

오!~ 게이.. 시원하게 소변보며 내려다 보니까

내 꽈추, 불쌍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살살 조심해서 집어넣고 이제 집안으로 들어가자 돌아서는데

뒷 담장너머 상지 정원에 있던

초롱이 이모가 외출하려던 것 같은데

못 본 척 다시 현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 이 인간이..

뒷쪽을 확인 안 했어. 

내가 지금까지 뭔 생각을 하고 있었드라?..

머릿속에다 새소리가 남겨준 녹색깔의 기억들은 다 부서져서 없어졌고

아침부터 지금까지 바깥에서 있던 시간은 다 헛 되었다. 

뒷집 여자 민망하게 민폐만 끼친 아침. ㅜㅜ

 

그런데 내가 오늘 뿐만이 아니라 저 풀 위에다

꽤 여러차례 소변을 쐈나봐. 

에잇 내가 왜 그랬을까.

비가 왔음에도 풀이 노래져서 죽은 듯 하넹.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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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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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칼라풀 | 작성시간 24.07.10 앗~~~~
    둥근해님 이시닷~~~^^
    오늘은 정말이지 간만에
    둥근해가 쨍~~~하고
    간만에 떴습니다

    햇님보면 둥근해님 생각이
    나도 모르게 나요 ㅋ

    오늘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 답댓글 작성자둥근해 | 작성시간 24.07.10 칼라풀 언제나 밝은 에너지가 짱짱! 칼라풀님 방가 방긋
    칼라풀님 보면 없던 기운도 솟아날것같아요
    부산 하늘은 잿빛.... 둥근해님이 숨어버렸어여
    고맙구러
    세상에나 둥근해를 생각했다니
    두팔 머리 위로 올려 크게 하트 보냅니데이~~
  • 답댓글 작성자도깨비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0 둥근해 
    제가 글쓰는 방식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죄송합니다.
    아리송한 글에 좀 어지러우셨나봐요. ㅜㅜ
    저도 두 팔 머리위로 올려 하트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ㅋㅋ
  • 작성자정 아 | 작성시간 24.07.10
    사람들 있는곳에
    비행해 보려고
    빼꼼 나와봅니다
    꿈속 헤메는 분 글에 묻어서
  • 답댓글 작성자도깨비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1 비행해서 내 손 하트 속으로 들어올 실력이 되신다면 환영하오 누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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