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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자고로 사람은 맘이 이뻐야.

작성자베리꽃|작성시간24.07.16|조회수399 목록 댓글 60

드디어 대 여섯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친분이 있는 분들과 만난 지가
퇴직이래 첨이다 보니
마음도 몸도 선뜻 자신이 없다.

봄부터 뙤약볕에 풀과 씨름하느라
얼굴은 까매지다 못해 폭삭 늙어버렸고
배는 계속 아프다 보니 허리가 구부러져 꼬부랑 할매가 되었다.

옷 덕이라도 보려고 동서남북 옷장을 뒤져보나
입고 나갈 옷은 없고
나오느니 한숨 뿐.

"휴우~~~"

이제 사람만나는 것도
졸업시즌이 된 것같다.

무더위에 옷가게를 발바닥이 아프도록 돌아댕겨 보나
시대를 역행하는 내 눈에
맘에 드는 옷이 띄일 리가 없다.

'헌 옷 보다는 새 옷'
싶어 반 달 치 생활비를 가불해서
옷 하나를 샀다.

오늘 아침.
새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보니
묻지도 않았는데 거울이 한 말씀 한다.

"주인님, 이 옷은 아니에요.
진짜 청풍명월 스턀이거든요."

울고 싶었다.

부랴부랴 옷장을 수류탄 하나 던져놓듯 해놓고
반 달치 새 옷은 침대에다 내동댕이 치고
10년된 티셔츠에 깔맞춤?용 청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신발도 구두와 운동화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굽높은 슬리퍼를
당첨시켰다.

전철역에 나오니
모두가 여름 샌달이다.

내 발을 내려다 보니
한숨부터 나온다.

그래도 고다.
사람은 자고로 육체보다 맘이 이뻐야 된다고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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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이젤 왜 이러세요.ㅎ
    스타킹을 사시던지
    벗으시던지.
  • 작성자리야 | 작성시간 24.07.17 베리꽃님
    만이. 갖고 있는
    매력에 어떤
    의상 보다도 더
    아름답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앗?
    제 매력을 눈치채셨군요.ㅎ
    리야님을 따라가려면
    한 십 년 노력하면 될까요.
  • 작성자뭇별 | 작성시간 24.07.17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마음이 예쁜 베리꽃님
    이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마음을 안 보이게 해주신 조물주님께
    감사드립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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