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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테니스장 에서

작성자서석|작성시간24.07.16|조회수225 목록 댓글 6

사실 돌이켜 보면

운이 좋았다.

그 게임을 이긴것은.

 

행운의 여신이 

내 모자란 실력을 감싸 안고

내 손목을  잡아 끌어준 탓일게다.

가녀리고 하이얀 손의 

아름다운 그녀가.

 

세상사 모든게 그렇지만

이놈의 운동에도 

운이 따라 주어야 

게임이 풀린다.

 

자신있게 갖다댄 발리가 

엔드라인을 훌쩍 넘어버리고

네트앞에서 호기롭게 때린 스메시가 

넷트에 쑤셔 박기도 한다.

 

때때로 공이 나를 속이기도 하고 

상대가 나를  속이기도  한다.

 

테니스 한 게임 한 게임 속에 

이처럼 희노애락이 담겨 

볼 하나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고 

그때마다

환성과 탄식이 교차한다.

 

내가 잘해서라기 보다

상대의 실수로 인해 득점이 되면

상대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얄궂은 인생의 셈법은

어김없이 테니스 코트에도 녹아들고 

 

게임이 이어지는 동안

얼핏 얼핏 비쳐지는 상대의 모습에서 

그의 인품과 인성이 

살포시 엿 보여 지기도 한다.

 

그래도 어김없는 코트의 법칙은 

고수 에게서는  그림같은 기교가

코트를 지배하듯 돋보이고

 

하수 에게서는

순간의 나약한 어설픔이 

한숨과 아쉬움으로 묻어 나온다.

 

너도 나도 코트밖에서는 

아, 건강이 최고지이

그것땜에 나오는 거지 뭐

하다가도

 

막상 코트에 들어서면 

양떼를 노리는

늑대의 눈빛이 된다.

 

그렇다. 

그것이 승부의 세계이다.

이것을 결코 나쁘다 할 수 는 없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 하는 

이들의 모습은 

정녕 숭고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게임에 들어 설 때  마다 

매번 볼 하나 하나에 

나의 영혼을 담고 

정열과 투혼을 실어 

네트 너머로 보내며 

소리 높여 파이팅을 외친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그 녹색 볼에 

굵은 땀방울을 적시고

뜨거운 입술을 맞추는 

나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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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서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고맙습니다.
    게임에서의 이기고 지는것 보다
    그 내면의 세계를 좀 그리고 싶었답니다.
  • 작성자꾸띠 | 작성시간 24.07.16 멋찝니다 ~ 테니스
    공감백배 ~ 지금은 하산 ^^
  • 답댓글 작성자서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나이 들어가며
    운동에 푹 빠지는 나를 보게 됩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7.17 세상사 모든 것이 경쟁 상대가 있어야 기운이 나고 해볼 맛이 나지요
  • 답댓글 작성자서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7 그래서 한국 과 일본의 축구가
    서로 라이벌 의식이 너무나 강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측면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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