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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산골 종지기 소녀 맞나요?"

작성자베리꽃|작성시간24.07.18|조회수427 목록 댓글 61

여기저기서 하는 이 질문은
나의 행동이
산골 종지기 소녀였을 것 같지가 않다는 뜻?

연 이틀
대 여섯 모임과
예 닐곱 모임을 갖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근데 어찌된 게
투표한 것도 아니고
자원한 것도 지목한 것도 아닌데
일회성 총무직을 맡아
최선을 다해 노력했건만

돌아오는 답이라곤
'산골 소녀가 아니었을 것같다' 라니.

모임에서 내가 한 것이라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장소를 물색하고
회비를 걷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분위기위해 주책을 좀 떤 죄밖에 없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순진한 산골 소녀가 그간 힘든 세파에 찌들어서 변질이 좀 된 것같기는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교회종이 챠임벨에 밀려 사라지자
산골에서 더 이상 먹고 살 길이 없으니
어쩔 수없이 무임승차로 서울행.

두 딸 잘 키우려고
치열하게도 살아온 세월.
그 속에서 순진함은 세파의 찌든 때와 엿바꿔 먹고

지금은 동서남북 눈씻고 봐도
종지기 비스무리도 찾을 수 없으니
이를 어찌할까나.

그래도 이틀 간의 만남이
퇴직 후 백수의 외로움을 다 해소해 주었고
역시 꽃보다 사람을 확인시켜주었다.

누군들 종지기 보다 순수한 어린 날이 없었겠는가.
비록 세월과 다 엿바꿔 먹었다 하더라도

나이들면 다시 어린이가 된다고 하니
가끔씩 만나서 동심의 동산에서
재미있게 뛰어놀면 좋겠다.

"동무들아 모여라 서로들 손잡고
노래하고 춤추며 놀아 보자.
낮에는 해동무 밤에는 달동무
우리들은 즐거운 삶의 방동무"

그나저나
맷돼지들이 수백 평에 심어놓은 옥수수를 먼저 추수해 갔다.

곧 방학을 맞아 손녀들이 내려올텐데
옥수수를 사와야 할 판이다.

맷돼지도 무섭고
일주일간 비위맞춰줘야할 손녀들도
반갑고 좀 무섭긴 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말씀드리는 건대요.
저 어린 날 강원도 산골에서 교회종을 치던 베리꽃 맞거들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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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9 인기든 안티든
    삶방에선 다 잉끼많은 거라고 부르던데요.ㅎ
  • 작성자뭇별 | 작성시간 24.07.19
    베리꽃님
    리더의 기질을 타고 나신듯 ㅎ
    아무나 할 수 없는 모임 주선에
    총무 역활까지~

    이제 갓 백수 생활을 시작한 뭇별
    앞으로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9 만능 총무라도 괜찮으니 자주 뭉치고 싶네요.
    살아가다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 살맛 나지요.
  • 작성자김지원. | 작성시간 24.07.19 얼마나 실망하셨을까요
    지난 번엔 벌꿀 도둑이 나타나더니
    이번엔 맷돼지가 나타나 우리 베리꽃님과
    꿀이장님을 아프게 할까요?,,,

    모임을 리드해 나가실 줄 이미 알았지요,,,ㅎㅎ
    아프지만 마시고,
    살맛 나는 날들이시길요!!!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19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꿀장사도 잘하고
    댓글로 힘을 얻으니
    무슨 일인들 맡겨만 주신다면 열심히 뛸 마음입니다.
    복중에서 인복은 타고 났나봐요.
    김지원님도 이렇게
    만났으니까요.
    이제 장마가 슬슬 물러나려고 하니
    꿀통좀 열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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