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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꽃게..

작성자가을이오면|작성시간24.09.24|조회수451 목록 댓글 10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지금은 누가 뭐래도 아름다운 가을이니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  누구나  굴뚝같으리...

하지만 일상이 분주한 이 사람은 멀리 못가고..

일 마무리된 해질녁..어시장에나 들려본다.

 

초가을 어시장..

지난 여름에는 상인들이나 물고기들이나 

다들 축쳐져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는데

이제 날씨 선선해지니 시장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상인들 밝은 표정에.. 움직임 역시 한결 가볍고 활발해 보인다.

 

대형수조를 유영하는 가을 전어들 움직임이야 여전하고..

그런데 금어기 지나 그런지 꽃게들이 오늘은 대량 출시,,

옆으로 째진 게눈들이 여기저기에서 날 자꾸 곁눈질하는 거 같다.

꽃게는 아직 살이 덜 차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키기 어렵겠지만..

10월이면 살도 꽉 차고..식감도 크게 상승하리라... 

 

사실 게는 5-6월이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데..

산란으로 7,8월 금어기 지나 9,10월  살 오르면

숫게 중심으로  5,6월 꽃게 버금가는 맛을 자랑하게 된다.

 

 

 

꽃게를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게처럼 옆으로 기는 게걸음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은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지만 게는 옆으로만 기는 생명체인데..

움직임의 방향성이 게는 단순하기에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고나 할까...

물론 좌로 튈지 우로 튈지 조금은 관찰이 필요하겠지만..ㅎ

 

그런데 인간은 튀는 방향이 안개속이라 예측이 어렵다.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인간..

간혹 뒷걸음질하거나 게처럼 옆으로 걸음질할 때는 바라보기 불안하다.

때로는 뒷걸음질에 애꿎은 사람이 밟힐 수도 있고

좌우로 옆걸음하는 사람 때문에 충돌하기도 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전방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를 취하지만

좌우나 후면으로 예고없이 움직일 경우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방을 볼 수 있는 게와 달리 인간의 눈은 안면 전뱡을 지향하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그래서 인간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행동이나 말에 규칙을 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제약도 가하고..

법이라든가 규칙 제정이 질서유지의 유용한 수단으로 작동한다.

 

 

 

*

일전

맑고 예측 가능한 분이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장기표 선생..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피 끓는 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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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5 처가가 서산이시면
    꽃게장,찜,무침 등 요리를 잘 하실 것같은데.
    일전 서산장에 들렸더니
    꽃게들이 엄청 잡혀와 있더만요.
    해물 시장은 서산장만한 곳도 드뭅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9.24 평생 바르게 못 걷고 어긋난 길만 걷다가 마치는 인생도 있지요
    그러나 꽃게의 옆 걸음은 타고난 것이고 그래서 더 꼬숩한 살 맛을 느끼나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5 그렇습니다...
    우리네 인생이란 게 참 다양한 모습들입니다.
    사람으로 살아간다는게 고난의 연속입니다..ㅎ
  • 작성자곡즉전 | 작성시간 24.09.25 가락시장이 멀지 않지만 어시장 가본지가 오래됐습니다.
    펄펑 생동하는 어시장 분위기가 그립습니다.
    장기표 선생의 부음을 카페에서 듣게되는 군요.
    그분은 운동권 출신의 보수 인사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25 곡즉전님 거주환경이 양호한 것 같습니다.
    저도 송파구에 한동안 살앗습니다..그러다보니 가락시장
    가끔 지나다녀서 그곳 생동감을 조금은 압니다..ㅎ

    평생을 사회 혁명 꿈으로 살아왔기에
    저는 그분을 진정한 진보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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