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는 벼수확 한창인 컴바인이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밭에서는 고소한 들깨 내음..콩깍지 터지는 소리..
메말라 있는 줄기 사이로 누런 호박들이 누워 푸른 하늘을 본다.
집집마다 감나무에 채색 잘된 감잎..
그리고 연약한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붉은 감..
이 모든게 참으로 평화롭고 정겨운 가을 농촌의 모습인데...
이곳 용봉산에는 아직 단풍이 제모습 드러내지 않고 주저주저 하는 모양새다.
월말이나 내달 초에는 붉은 옷으로 갈아 입을런지.....
맑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
오늘 등산하기 좋은 날이었다.
그래그런지 산행하려는 분들 출입 눈에 띄게 늘고
때문에 나도 덩달아 바빠지는 일상인데
오전에 반가운 손님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한분은 이곳 카페 회원이고 다른 두분은 그분 친구들로
40대 후반에서 오십대 후반의 남녀들..
문득
나는 저 나이 때 무얼했는가~
이분들에게 오늘이란 참 좋은 시간일거라는 생각으로 잠시 멍해 있는데
그때..한분이 일하면서 간간히 목이라도 축이라고 건네주는 보온병..
그 보온병의 온기가 하루종일 따뜻했다.
온기 타고 느낄 수 있는 보통사람들 정감이란
가을바람이 전하는 고소한 들깨 내음과 다를 바 없고..
사람들은 이럴 때 살맛을 느끼지않나~~그런 생각 해보면서
몇마디 덕담 나누다보니 그분들도 산행에 바쁜 몸..
행장을 정비 바람처럼 사라졌다 오후에 또 구름타고 내려온듯..
번개같이 움직이는 그분들..늦은 점심식사지만 함께하며
오전에 못다한 이야기 나누는데~~벌써 떠나야 할 시간인가?
아쉬움 남기며 다시 구름타고 사라졌다.
온기..
온기란 추워지면 빛을 발하는 개념으로
특히 육신이 추워지고 마음이 추워지는 계절 만추에 더욱 간절해진다.
이제 추수도 끝나가고..빈들녘에 잿빛 하늘이 우리 정서 밑바닥에 자리하는 11월이 되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우리 마음과 주변에 쌓이고..솥뚜껑만한 프라타너스 잎이 찬바람에 날리며
도로 위에 나딩구는 11월이 오면..
나는 또 무엇으로 내 몸과 마음을 데우게 될런지...
늦은 저녁..
앙드레 가뇽의 "바다위 피아노"를 들으며
모처럼 평온함에 빠져본다.
2018년 가을 어느날 작문하다.......
*
이제 월동준비도 끝났고
저는 쾌적한 곳에서 무공해 인간들과
한동안 좋은 시간을 함께 합니다.
차제에 여러분들 행복 기원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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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10.19 예..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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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달항아리 작성시간 24.10.15 아름답고 서정적인 글, 아침을 먹으며 감사히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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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10.19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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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자연이다2 작성시간 24.10.15 아 우리 고향입니다. 충남 홍성군 ~~갈산명. 위로 가면 예산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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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10.19 알만합니다.
수덕사가 가깝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