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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중년의 유혹.....

작성자삶의지혜|작성시간25.05.06|조회수1,006 목록 댓글 28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동창 모임에 나가려고
장롱 속에 있는 옷을 죄다 꺼내서 펼쳐놓고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핸드백과 구두에 맞춰 옷을 입고
콧노래를 부르며 약속 장소로 나갔다
 
나의 화사한 옷차림을 보고 친구들이 감탄한다
너 오늘 신경 많이 썼는데...
옷이 아주 화려하고 비싸 보이는데...

말로는 뭐, 영혼의 순수니
내면의 성숙이니 하면서...
 
야! 이것들아! 제대로 알고나 얘기해라
난 거의 시장표 물건 이용하는 거 몰라?
너희같이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는
한심한 귀족이 아니란 말이지
난 마음이 부자인 정신의 귀족이란 말이지
너희가 진정한 귀족을 알기나 알어?
 
고기와 술을 시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웬만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나 서빙하는 아줌마를 불러대던지
좀 전에 화장실에서 아줌마가 딸하고
통화하는 내용을 얼핏 들었는데
어린 딸을 혼자 집에 놔두고
일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아이가 자꾸 빨리 집에 오라고 전화를 하는 것 같다
 
어린 딸을 집에 혼자 놔두고 일을 하러 나온
아줌마의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을 많이 안 해 봤는지, 손도 느리고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짜증을 내며
아줌마를 더 힘들게 했다
 
아무리 내 친구들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내가 다 할 테니까 아줌마 좀 그만 괴롭히라고 했다
 
친구들이 제법 술을 많이 먹는 것 같다
급기야는 소폭(소주 폭탄주), 양폭(양주 폭탄주)을
원샷하며 혀까지 꼬여서 정말 가관이 아니었다
 
근데 아까부터 우리를 쳐다보던 옆 테이블의
넥타이 부대들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더니만
그중의 한 명이 우리 테이블로 와서는
 
아름다운 누님들, 그 짝도 7명, 우리도 7명
짝이 딱 맞네요...그것도 행운의 7
오늘 누님들한테
최고의 기쁨조가 되어드리겠습니다
2차 노래방에서 같이 화끈하게 놀아봅시다

누님들도 왕년에 한번 놀아본 사람들 같은데
전번 알려줄 테니 생각해 보고 전화 주세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 놀라고 겁이 나서
무조건 안된다고 말했는데

친구들은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정숙한 현모양처라고 생각했던 친구나
쌩날라리 친구나 너나 할 것 없이
한번 같이 합석해보고 싶다는 분위기다
 
지혜야!
남편 그 개쉐리들은 밖에 나가서
젊은것들 앉혀놓고 별짓 다하는데
저절로 지발로 들어온 영계들을
왜? 발로 걷어차냐?
이런 기회가 쉽게 올 것 같아? 이 멍청아?
잘난 체 그만하고 빨리 전화나 해!
 
너희들 많이 취한 거 알아?
저 인간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
 
일단, 아까 아줌마를 너무 힘들게 해서
돈을 걷어서 아줌마께 팁을 드렸다
 
그나저나 정말 난감하다
친구들한텐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친구 남편들한테 전화를 해야 할 것 같다
친구 남편들하고 편하게 알고 지낸 사이어서
전화번호를 다 알고 있었기에
한 사람씩 전화를 했다
 
얘가 많이 취해서 데리러 와야 할 것 같아요

알았다. 곧 갈게. 신경 써줘서 고맙다
 
친구 남편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한 사람씩 들어오고 있었다
 
친구들은 나를 째려보며 너는 어째 도움이 안 되냐?
너, 앞으로 아는 척하지 마! 하면서
신발을 신고 있는 사이
젊은 넥타이 부대들은 줄행랑을 쳤다
 
그래...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를 망각하면
사람이 아니지... 암만 그렇고말고...
 
친구들아! 미안하다
너희를 지켜주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나이를 먹었으면 나잇값을 해야지
너무 영계 밝히지 말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뼈아픈 대가를 치르기 전에
내가 너희들을 구해준 거야
정신 차려!!! 이 아줌마들아!!!
 
한 순간의 유혹으로 망신살 뻗치지 않으려면
분위기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정신줄 놓지 말아야 한다

나는 젊었을 때도 그렇고 나이 들어서도
즉석에서 쉽게 사람을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무섭다. 한 순간의 실수로
어떤 사람인 지 알지도 못하고 만났다가
개망신당하고 사회적 지위와 체면 다 구겨지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자나 남자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를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 된다

친구들은 처음엔 나를 미워했지만
나중엔 참 고마워했다
품위와 품격은 추락하긴 쉬워도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계들과의 이 비밀 합석이
남편들한테 들통날 땐 커다란 약점이 되어
어떤 불리한 상황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부끄러운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같이 술을 먹었지만 술에 취하지 않았던
내가 있어 그나마 위기를 모면한 것이다

술을 먹되 끝까지 정신줄 놓지 않고
꽐라 되기 전에 술잔을 내려놓아야 할 때를 아는 자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귀족' 이다
술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절대로 술로 인해서 실수를 하거나
훗날 문제를 만들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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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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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5.07 둥근해 님~
    저도 반갑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니 더 반갑네요

    즐겁고 활기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엠그니 | 작성시간 25.05.08 삶의지혜 그렇지요. 적어도 어른이라면 술의 힘을 빌어서 훗날 두고두고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요. 닉네임 그대로 삶의 지혜로 위기의 친구들을 구하셨네요. 늘 건강과 행복이 님과 함께 하시길....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5.08 아엠그니 
    반갑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금지된 길로 가면
    안되겠지요
  • 작성자제이입니다 | 작성시간 26.02.09 탈무드에서
    악마가 바쁘면 술을 보낸다고 했지요.
    적당히 마시는 술은 약이지만,
    악마의 손길이 되기 전에 자기 자리로 돌아가길~^^

    역시 삶의지혜님은 삶의 지혜가 풍성합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드라마 한편 읽고 생각했어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2.09 제이 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고운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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