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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현충일 단상 - 세월의 보초

작성자그산|작성시간25.06.06|조회수218 목록 댓글 25

군대시절 훈련병때부터 좋아하던 노래가 있다

기상후 구보할때도 아침에 밥먹으러 식당에 갈때도

밥먹고 올때도 열을 맞춰 이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이노래를 들으면 은근히 슬픈 노래고

죽음을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섬뜩했다

내가 복무했던 보병사단은 전쟁이 발발하면

후방부대가 올때까지 죽음으로 전방을 지켜야 하는게 임무였다. 

 

그 누가 싸움을 좋아 하랴만

불의 보고 피한다면 사내 아니다

꽃다운 청춘을 나라에 바쳐

이슬처럼 사라진들 원이 있으랴

누구 하나 우리 마음 몰라 주어도

너와 나는 세월을 지켜가리라

 

그리고 내무반에서 회식할때는 마지막엔 꼭 이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김민기가 군시절 주임상사의 퇴임식에 작사작곡해서

들려주었다고 한다. 이노래도 어딘가 모르게 깊은 슬픔이 배어난다

산다는 것은 슬픔을 이겨내는 일

그리고 고향에 두고온 사랑하는 가족과 애인을 위해 젊은 목숨 하나

국가에 바친다는게 젊은 남자들의 숙명이자 자랑이었던 시절이었다

 

나 태어난 이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죽어 이강산에 묻이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청춘

푸른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내 청춘

 

전우들 세명이 잠들어 있는 동작동 국립묘지 - 군대시절 팀스피리트 훈련때 내가 탄 트럭이 전복되어 3명이 현장에서

순직하고 4명은 헬기로 후송된 가운데 나만 홀로 살아 돌아와 33개월이 넘는 군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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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6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분들이 계시기에 오늘날 민주화와 경제부국을 동시달성한
    위대한 대한민국이 있다고 봅니다 !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5.06.06 네 그런 사연이 있굼요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6 네 그렇습니다
    트럭이 언덕에서 굴르며 전복되어 몸이 날라가는 순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삶방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5.06.06 아 그 노래 작사 작곡을 김민기씨가 했구나
    참 천재적 재능을 지닌 그 분 좋아 하는데

    그 산님 글도 슬프고 노래도 슬프고
    ㅠㅠ 젊은 아들들이 목숨을 바치는 게 무엇이 아름다운가
    나는 어미된 마음으로 보면 분통이 터지구만
  • 답댓글 작성자그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7 감사!합니다. 애국심으로 포장하여 젊은이들의
    죽음을 부추키는 일은 다시는 이땅위에
    생겨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저는 오랜만에 산악회따라 부산 금정신과
    범어사를 보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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