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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4번째 이삿짐 (2편)

작성자표르드|작성시간26.06.15|조회수205 목록 댓글 7

 

이삿짐으로 가져갈 세탁기, 인덕션 오븐, 냉장고를 

합산하여 모두 671 스위스프랑으로 낙찰을 받아서

세군데의 스위스 주인들한테 이메일로 

언제 픽업하러 가도 되냐고 문의를 해 두었습니다.

 

671 스위스 프랑을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110만원 정도밖에 안되죠. 

 

이제 노르웨이를 향해

이동 경로에 놓인 독일의 마켓에서

구매하게될 핀란드식 실내사우나를 제외하곤

세가지 모두 남이 쓰던 세컨드 핸드 제품이지만  

전 아무렇지도 않은데,

한국에 사시는 여러분들은

많이 꺼려 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남이 쓰던 헌물건을 쓰는 것을 꺼려 한다는 것을...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고 살아서 인가요?

 

어찌하다보니, 살림이 한국, 스위스, 노르웨이

이렇게 세곳 다 갖추어 살다보니

그냥 실속있게 살자는 패턴을 택하게되었습니다.

 

한때는 미국서 살다가

미국 직장으로 유럽에 파견나와 살면서

독일직장으로 이직했다가

마지막엔 돈을 많이 주고 세금이 낮은 나라인 스위스로 

직장을 잡아 와서 이제는 스위스에서 정년퇴직을 해서

스위스와 독일 연금을 수령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40년 넘게 세 나라에서 머리 터지게 현지인들과

경쟁하면서 일을 한 후, 이제는 이곳 연금을 받으니 뿌듯합니다.

 

책상머리 job이라서 퇴근하면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비가오나 눈이 오나

뛰기 시작했던 것도 수십년이 되었습니다.

순전히 생존하기 위해서 몸에 안좋은 것들은 안하고

그렇게 살아 왔더니

이 나이에 아픈 곳 하나 없으니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돌아보니

당시엔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것도

모두 감사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넉달 전에 백프로 전이한다는 아주 안 좋은 암에 걸려

다빈치 로봇 절제 수술후에 함암치료, 요양병원, 면역치료를 

아직도 받고 있는 아내가 스위스에서 처음 도입후

아내가 첫 환자가 되었던 값이 어마무시한 신약 (한국돈으로

6-7억원 정도 계산됨)의 효능이 좋아서인지, 담당 주치의가

치료결과가 기적같다며 case study로 발표한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제 짐에서 운동도 하고, 저와 함께 매일 한시간 넘게

산책을 다니는 등...일상생활을 큰 어려움이 없이 해 내고 있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게다가 암치료 제반 비용은 다 보험으로 커버되니

여기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에도, 치료하는 병원도

도보로 40분 걸리는데, 치료 받으러 함께 걸어 갔다 올 수 있는 사실도,

아내 담당 주치의가 그 암에 관한한 스위스에서 권위있다고 알려진

분인 것 또한 감사합니다.

 

병역기간이 3년짜리였던 한국군대를 제대하고 가족을 뒤따라 이민갔던

미국에서 대학 장학금 (GI Bill)을 받기로하고 미군 직업군인 계약서에

몇년 근무하기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토군으로 유럽에 가기로 한 것이

미국 도착한 지 두달만이었으니

미주리주에서 미군 군사훈련을 받았는데, 영어를제대로 못알아 들었으니

눈치로 어찌어찌해서 유럽으로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 갔으나

내가 하는 영어는 아무도 못 알아  들었었고, 나도 그들의 영어를 이해 못하ㄱ니

부대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던지, 

미군이면서 영어가 제2외국어인 군인들을 위한 언어 학교를 보내 주었는데,

나와 푸에토리코 출신의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2인, 그리고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한명

총 네명이 학생의 전부였고 한명의 미국 여자 선생님이 하루 8시간씩 발음교육만

시켰는데, 저에게는 영어 알파벳의 r, l 과 f, p, v를 구분해서 천천히 발음을 교정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발음을 구분해서 하는 것을 한국에서 배우지 못했으니, 미국도착한 지 두달만에 입대한

사람이 어찌 알 수가 있었으랴.

그때서야, 발음교정을 받으면서부터 왜 다른 미군 동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했나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r가 l을 구분하지 않고 발음을 하니

영어의 rice (쌀)과 lice(이)의  뜻이 분명히 다른데,

내가 쌀의 뜻인 rice를 의도하고 그옛날 몸에 끼었던 이라는 뜻인 lice를 발음을 하면

영어 원어민이 들으면 나를 오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였다.

그렇게 6주정도 발음 교육을 받고

부대로 돌아와 선생님이 가르친대로 발음을 천천히 구분해서 했더니

동료들이 저를 이해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영어로 꿈을 꾸기 시작했고 ... 그런 과정을 거쳐 발음교정이 되기까지  

10년이 더 걸렷고, 후에 다른 한국분들이 발음을 구분하지 않고 실수하면 

귀에 들리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그래서 몰라서 발음을 구분하지 않고 수십년을 심지어 한평생을 미국서 살아도

영어가 힘든 이민 첫세대 분들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민 첫세대로써 운좋은 케이스임에 분명하고

또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나중에 독어도 빨리 배울 수 있었고 스위스에서도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으리라.

 

돌아 보니 감사한 일 투성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한국을 포함해서 미국, 독일, 스위스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던 기초 였던 것이었습니다.

 

이삿짐 얘기를 하다가 

궤도에서 무지하게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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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6.06.15 저도 당근 마켓으로 생활용품 주고 받습니다 어느 땐 물건이 좋아서 ㅎㅎ 나눠쓰는 문화 값싸게 구입하는 건 외국에서 더 성행하더군요 좋은 일이지요 이사 잘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표르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5 알뜰한 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껴서 진짜 필요한걸 부담없이 살수도 있고...어려운 사람도 도울수 있고... 감사합니다~
  • 작성자피터 | 작성시간 26.06.15 Awesome !
    You deserve it.
  • 답댓글 작성자표르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5 그리 봐 주시니 많이 감사합니다~
    피터라는 이름의 뜻이 뮨득 기억납니다. 바위 rock Fels(독어)
  • 답댓글 작성자피터 | 작성시간 26.06.15 표르드 네
    그런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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