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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작성자마음자리|작성시간25.06.02|조회수195 목록 댓글 23

모처럼 새벽 동네공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집뒤에 있는 차고로 주로 드나들다 보니
현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해뜨기 전 나갈 때는 몰랐는데, 산책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현관으로 들어서려니
현관 바로 옆 뜨락에 엄청 낯익은 꽃이 보였습니다.

하~~ 무궁화입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이곳에 들어와 산 지가 두해,
분명 작년 여름에도 피었을 텐데...
전혀 몰랐습니다.
동네 길변에 무궁화나무가 한 그루 있어
지나다니며 두고 온 나라 생각에 늘 울컥하곤 했는데...
바로 제 집 앞뜨락에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전 집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백인 부부였는데 어떻게 고국 생각나는 꽃들을
그리 많이 심어두었는지...
진달래, 작약, 장미, 배롱나무... 이젠 무궁화까지.

오징어게임 드라마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는 바람에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놀이가 약간 살벌한 게임이
되긴 했지만, 제 기억 속의 그 놀이는 언제든
저를 추억의 현장으로 돌려놓는 타임머신 게임입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야들아 해거름이다
숨바꼭질하자
쨍쨍한 대낮은 더워서 싫어
깜깜한 밤은 더더욱 싫어

호순이는 손등 점
제천이는 침 점
나도 두 손 모아 외눈박이 점
준비됐다 자~ 장껨뽀시!

그래 내가 술래다
너거들이 숨어라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부엌에는 숨지 마라
저녁 하던 엄마한테 덜미 잡힌다
장독대도 숨지 마라
뚜껑이라도 깨지면 골목놀이 끝이다

땟국물 제천이는 변소에 숨었을까?
이뿐이 호순이는 꽃밭에 숨었을까?
기계충 흔적 보일라 꼭꼭 숨어라
꽃고무신 코 보일라 꼭꼭 숨어라

아니나 다를까 제천이를 찾았다
변소 벽에 붙은 매미 되었네
쌩쌩~ 누구 발이 더 빠를까
찐~
전봇대에 손 찍으니 제천이가 죽었다

아하~
대문짝 밑으로 꽃고무신 보인다
머리를 들이미니 호순이가 웃는다
하이고~ 고 웃음 이쁘기도 해라
호순이가 앞에 뛰고 나는 걸었지

반칙이야 반칙~
당나발 입 나온 제천이가 술래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호순아 일로 온나 내캉 같이 숨자
어데 숨을 긴데?
걱정 말고 따라 온나 절대로 안 들킨다
호순이 손목은 가늘기도 하다

못 찾겠다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고럼 고럼~ 절대로 찾을 수가 없지
등잔 밑이 어둡다
제천이 지 방이다

왕방울 눈이 저 눈이구나
제천이 똥굴 눈에 불이 붙었다
너거 내 방에서 뭐 하고 있었어?
바보야 그걸 몰라? 숨바꼭질하잖아

제천아 밥 묵어라~
호순아 밥 묵어라~
그중에 엄마 목소리 제일 살갑다
익아 고마 놀고 밥 묵어로 온나~~

수돗가에 쪼그리고 손을 씻는데
목덜미가 간질간질 얼굴이 붉어진다
제천이 방 숨었을 적 등뒤에 찰싹 붙은
호순이 숨소리가 아직도 쌕쌕~

그립고 그리워라
그 옛날의 숨바꼭질
어찌 잊을까? 쟁쟁한 그 소리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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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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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3 영덕 특히 강구쪽은 저도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그때 그 산불에 그런 아픈 일도 있었군요..
    개표방송을 보고 있은데 작은 땅이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좌우가 갈라져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 작성자석촌 | 작성시간 25.06.04 그분이 고국을 추억하라고 무궁화를 심었나봅니다.
    고마운 분이네요.
    아니면 고마운 인연이고요.
  • 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4 바깥분은 공항관제탑에 근무하는
    분이었는데, 부부가 꽃 가꾸기를
    좋아했는지, 사시사철 꽃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고마운 분들이고 고마운 인연입니다.
  • 작성자푸른비3 | 작성시간 25.06.04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소설책 읽은 독후감인가 하였습니다.
    끈기와 인내의 상징 무궁화꽃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하더군요.
    무궁화곷 덕분에 어린시절을 소환하였군요.
    재미있는 동화 한 편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4 김진명씨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는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마다 무궁화 한 그루는 꼭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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