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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여인의 도움

작성자단풍들것네|작성시간21.06.30|조회수201 목록 댓글 20

작년 11월에 가게 접고는
면도를 하지 않았으니 구레나룻이 제법 자랐다 
이발도 하지 않았으니  
몇 올뿐인 머리칼 
그것도 반곱슬이니 구불거리고 치렁거린다

요즈음엔
뙤약볕에 자전거 하나 끌고 
종일 바깥에서 지내니
얼굴 목덜미 팔 다리 
두어 번 허물을 벗어 얼룩거려
아내 말로는 
외양이 몹시 흉하다는데
내가 생각해도 
상거지 꼴이기는 하다


작년 은퇴 할 때까지 
대략 24년을 운동하고는 담쌓았으니 
종일 바깥에서 운동이랍시고 자전거 끌고 돌아다니는게 대견하기는 하다

워낙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몇 번을 망설이다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고
오래 할 수 있을까
긴가민가해서 허름한 자전거를 구했다

그래도
시마노의 소라 변속기면 그런대로 괜찮다는데  
이놈이 
서툰 솜씨를 알아보는지
가끔 말썽을 부린다

어제 한적한 숲길에서
그르륵 그르륵 거리는 소음이 들려 
길바닥에 주저앉아 
자전거를 거꾸로 세우고 살피고 있는데

지나가던 벤 이 갓길에 멈추었다
웬 여인이 마스크를 끼고 다가와서는 
걱정스러운 듯 

    너 괜찮냐, 라고 했다

    어, 응, 별일 없다 

    너 정말 괜찮나

    그래 별일없다, 어쨌든 고마워

미심쩍은지 한동안 뜸을 들이다
슬금슬금 돌아보고
차에 올라앉아서 또 쳐다보더니 천천히 출발했다
비지니스 상호가 붙었으니 회사 차인 것 같다


근데
어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저 여자
겁도 없네

이 한적한 숲 에서 차를 세우고 낯선 남자에게 다가와서 스스로 말을 붙이다니 위험하다는 생각을 못할까? 

아내 말로는
   산발한 머리에
   새까맣게 그을리고
   덩치도 작아 보이고
   가련하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말
내가 도움이 필요할 만큼 그렇게 불쌍하고 가련하게 보여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위험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내게 도움을 주려고 했을까 

노숙자 처럼 보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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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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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단풍들것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7.01 가장 근접한 댓글입니다
    왠만하면
    이사람들 도와 줄려고 하지요
    아마 사고가 난줄 생각했던지 아주 근심스럽게 도움을 도움을 줄려고 했습니다
  • 작성자석촌 | 작성시간 21.06.30 선의의 관심였던 것 같습니다 만.
  • 답댓글 작성자단풍들것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7.01 네 정확 한 말|씀입니다
    정말 도와 줄려고 그랬지요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단풍들것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7.01 ㅋㅋㅋㅋ
    역시 굿 나의 팬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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